[끄적] 비겁한 마음을 숨기고 싶은 어느 날

by 필이

작게 느껴지는 어느 날


세상이 나만 빼고

돌아가는 것만 같은 어느 날


나만이 삐걱대고

나만이 겉도는 것만 같은 어느 날


세상이 내 자리는 없다

밀어내는 것만 같은 어느 날


숨고 싶은 어느 날


머리를 감춘다.

다리 사이에 머리를 숨긴 채

숨을 죽인다.


아무도 모르기를

그 누구도 모르기를


추악한 마음을

안달하는 마음을

비겁한 마음을

저주하고픈 마음을

.

.

.

물의 유혹에 손잡고 싶은 마음을


꼭꼭 숨기기 위해

숨는다.


머리를 쥐어박고 감추면

이대로 숨으면


모든 것이 그대로일 것이다.


아무일도 없는 듯이

그렇게 시간은 흐를 것이다.


흐르고 흐르고 흐르면

나는 이대로 화석이 되어 부서지겠지.


모든 것이

흐르고 흐르고 흐르면

나는 여기에 멈춰 가루가 되어 날아가겠지.


차라리

가루가 되기를

가루가 되어 먼지가 되어

세상을 떠돌기를


아니 날아가기를

조용히 날다

저 강물로 가라앉기를!


윤슬의 반짝임에

나도 함께 하기를!


조용히

조용히

조용히


소망해본다.


비겁한 마음을 숨기고 싶은 어느 날!





오필리아처럼~

필이~^^*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