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이다.
어제와 무엇이 다른가.
어제는 11월의 마지막날이고
오늘은 12월의 첫날이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마지막과 시작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무엇이 다르다고 이렇게 요란한가.
요란하지 않다.
오히려 차분해진다.
무엇인가 하나씩 정리되는 기분이다.
요란하게 시작하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하나씩 끝나간다.
하나가 끝나면
또 다른 무언가를 시작했던 필이다.
이젠 조용히 끝을 맺는다.
덜어냄이 중요하다.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글에서 이야기한다.
오늘 완독한
'생각의 도약'에서도 끊임없이 말한다.
지식을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것으로 소화하고
불필요한 것을 배설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을 먹었으면 잘 소화시켜
에너지원으로 만들고
나머지는 배출해야 하는 것과 같다.
먹기만 하고
잘 싸지 않으면 병이 나듯이
지식도 마찬가지다.
삶도 마찬가지다.
비워야 한다.
덜어내야 한다.
잘 싸야 한다.
그동안
너무 채우는데 급급했던 것만 같다.
무엇이 이리도 조급하게 만들었나.
원래도 배우는 걸 좋아한 필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고
삶의 키워드가 도전과 열정일 정도로
스스로도 보는 이들도
놀랄 정도로 배움을 즐긴다.
잠시 쉰 시기가 있다.
정말 평생을 배우던 필이가
잠시 쉬던 시기.
마음껏 책 읽고 편안하던 시기.
그 시절의 향기가 그립다.
오늘 아침 커튼을 걷으며 들어오던 찬기운이.
한겨울을 느끼게 하는 찬 바람이.
그날의 추억을 소환한다.
아련한 그리움처럼 녹아든다.
그래서인가?
12월을 시작하는 첫날!
오히려 모든 것을 정리하는 듯한
차분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나 자신에게 더 충실하고자 한다.
휘둘려지는 이 마음에
중심축을 세운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뜨거운 태양이 내리면 그것 대로
새소리 들으며
유유자적
그렇게 살고자 한다.
요란하지 않게.
잠잠하게.
나에게 충실하게.
내 안의 나와 더욱 가깝게.
그렇게.
오필리아처럼~
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