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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소시 Jun 09. 2022

싱가포르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엄격한 법이 적용되는 나라 싱가포르..

그래서 싱가포르는 《Singapore is a fine city》라고 불린다. "Fine" 은 '좋다'는 의미와 '벌금'이란 의미를 가진다.


(사진출처 ; blog.seedly.sg)


당연.. 교통 법규 역시 엄격하다. 

(사진출처 ; blog.seedly.sg)

안전벨트 미착용 시 SGD $200 (환율:900원으로 계산 시 18만 원), 주행 중 핸드폰 사용 시 SGD $1,000 (90만 원), 과속 시 SGD $400 (36만 원), 빨간불에 주행 시 SGD $500 (45만 원) 등.. 벌금 외에 벌점도 있다.


처음 싱가포르에 왔을 때 주행 차선 우리나라와 반대 방향이고 핸들이 오른쪽에 있어서 여기서 운전할 일은 없겠다 싶었다. 사람 습관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가.. 도로를 건널 때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차가 오는지 살펴야 하는데, 자동으로 왼쪽으로 돌아가는 고개.. 차가 오른쪽에서 오는데 왼쪽부터 보다 매번 놀라곤 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운전면허 시험을 쳤다.

싱가포르  때 만들어온 국제면허증은 1년 간만 유효해서 이걸 싱가포르 운전면허증으로 바꾸려면 필기시험 (Basic Theory Test)쳐야 한다.  50점 만점에 45점 이상 받아야 합격인데.. 남편도 세 번이나 떨어진 시험을  당당히 한 번에, 그것도 49점으로 합격해 싱가포르 면허증을 발급받았다.


싱가포르 도로에서 신기했던 건.. 우리나라에  없는 노란 박스 표시였. 교차로에 있는 노란 박스는 꼬리물기를 방지하기 위해 비워두는 공간이다. 주행 시 지나갈 수 있지만 노란 박스 안에서 정차할 수는 없다.

(도로 위 노란 박스)

버스 정류장 옆 노란 박스는 버스가 정차해 승객들이 타고 내린 후 일반 차선으로 들어올 수 있게 비워두는 공간이다.

(버스 정류장 옆 노란박스들.. 버스가 먼저 갈 수 있게 비워둬야 한다. )

시험공부를 하면서 제일 신기했고 너무 효율적인 제도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도 도입되면 너무 좋겠다 싶을 만큼 효율적이고 교통체증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싶었다.


그런데.. 이 노란 박스와 관련된 교통사고가 났다. 그래서 싱가포르 경찰서 (Neighbourhood Police Centre)에도 다녀와야 했다.

그 이야기를 소개해 보려 한다.




아이들의 학교가 다 달라지면서 학교 위치도 동서.. 또 남쪽으로 다 다르고, 학교 간  거리 역시 다 멀어서.. 급하게 아이들 등하교를 책임지게 됐다. 오른쪽 핸들에 주행 차선도 우리나라 반대 방향이라 겁도 나고 자신 없었지만, 새벽부터 일어나 오전 7시 20분까지 등교니 매일 택시를 탈 수도 없고, 못해도 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국에서 10년 넘게 무사고 운전을 한 나지만.. 이 나라는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거나 하면 사고 낸 사람의 이름과 국적, 얼굴까지 공개하는 나라라 겁이 많이 났다.


어차피 내가 다니는 곳은 아이들 학교와 집만 오갈 거라 가는 길만 여러 번 연습을 했고 그렇게 좀 익숙해져서 아이들을 태우고 등하교를 위해 운전했다. 조심해서 다니니 이젠 좀 할만하다 싶던 어느 날이었다.


먼저 끝난 둘째를 태우고 막내 픽업을 위해 학교로 갔다. 막내 초등학교는 우리 집에서 제일 먼 거리였다. 막내를 태우고 이제 집에 가자~ 하며 집 쪽으로 운전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신나게 노래를 따라 부르면 운전하던 중..

신호등이 노란 불로 변했고 곧 빨간 불이 될 거 같았다.


당연히 브레이크를 밟았고 차는 끼익~~ 멈췄다. 그리고 바로 "쿵!!!".. 

사고였다! 1초도 안된 짧은 순간에 뒤에서 뭔가가 강한 충격으로 들이받았다.


너무 놀라서 아이들은 괜찮은지 확인하고 밖을 보니.. 쓰러진 오토바이와 그 운전자가 보였다.

'아.. 하필 오토바이와 충돌하다니..'

많이 다쳤으면 어쩌나 겁이 덜컥 났다.


다행인 건지.. 오토바이 운전자는 내가 내리기도 전에 오토바이를 도로 옆 갓길로 옮기며 따라오라고 했다.

원래 사고가 나면 사고 난 위치 그 상태에서 사진부터 찍어야 하는데..  오토바이를 이미 옮겨버려서 '이건 뭐지? 왜 저러나?' 순간 화가 났다. 급한 대로 도로 사진과 내 차 위치, 오토바이가 들이받아 파손된 부위 등을 사진 찍고 차를 옆으로 뺐다.


급히 남편에게 전화해 사고 정황을 설명했고 렌터카에 연락해 사고 관련 처리 요청을 부탁했다. 

(내가 운전하던 차는 렌터카였다.)


싱가포르에서 교통 사고가 나면 일단 사고 현장을 사진 찍고, 서로의 운전면허증을 교환하고 면허증 사진을 찍어둬야 한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주고받는다.

보험으로 처리할 건지 개인으로 처리할 건지 나중에 따로 논의하고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 운전이 가능한 상태면 그 자리를 떠나면 된다. 심각한 부상을 입었거나  차량 파손이 심하면 경찰을 부르고 앰뷸런스도 불러야 한다.


차를 옮기고 운전면허증을 교환하며 보니.. 그는 손가락이 찢어져서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고, 다리도 심하게 부딪혔는지 절뚝이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아.. 말 울고 싶었다.


한국에서 세 번의 교통사고를 당해봐서 그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해봤고 교통사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서 한동안 운전을 못하기도 했었던 나였기에 남편과 통화하면서도 목소리가 떨렸고..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괜찮냐 말을 건네면서도 영어가 잘 안 나왔다.


그는 앳돼 보이는 청년으로 턱에 덥수룩한 긴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음식 배달용 가방을 오토바이에 매달고 있어서 혹시 음식 배달 하던 중에 사고가 난 건지 걱정하니 아니라며.. 날 보자마자 내가 정지선에서 멈추지 않고 노란 박스 앞에서 갑자기 멈춰서 사고가 난 거라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정지하고 정말 1초 만에 쿵 하고 박았는데 안전거리 유지하지 않고 바짝 붙어 온 잘못은 모르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쩍 벌어진 상처 사이로 피가 나고 있으니 내 입에선 연신 "괜찮냐? 네가 다쳐서 쏘리하다 (안타깝다)" 만 나왔다.   

외국에선 절대 쏘리~부터 하지 라고 들었다. 그러면 다 내 잘못임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덤터기 다 쓴다고..

그런데 오토바이 운전자가 다친 걸 처음 봐서 그런지.. 맨몸으로 차와 부딪혔다 싶으니 그의 상태가 걱정됐다.


그에게 앰뷸런스를 부를까 물었더니, 그는 움직일 수 있다며 자기 친구가 데리러 올 거라며 괜찮다고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앰뷸런스를 개인이 부르면 이 비용도 어마어마해서 싱가포르 사람들도 부담스러워한다고 했다.

친구가 차로 오냐고 물었더니 오토바이 타고 올 거라 금방 온다고 했다.

그럼 치료 잘 받고 나중에 다시 연락하자 하고 헤어지려고 하는 순간..


참 변화무쌍한 싱가포르 날씨.. 갑자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사고가 난 곳은 한적한 주택가였고 그가 비를 피해 앉아 있을 곳이 없었다.

급한 대로 일단 차에 타라고 했다. 퍼붓는 빗속에 피 흘리는 그를 혼자 남겨둘 순 없었다.


아이들이 뒷자리에 둘이나 타고 있어서 운전석 옆 보조석에 태웠다.

병원을 어디로 갈 거냐 물었더니 근처에 자기가 다니는 클리닉이 있어서 그리로 가겠다고 했다.

교통사고가 났는데 엑스레이라도 찍고 하려면 큰 병원 가야 할거 같은데 웬 클리닉 싶었다.


지금 당장 택시를 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고 흐르는 피를 보니 마음이 급해져서 일단 그 클리닉으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교통사고 트라우마가 다시 올라오는지.. 손도 떨리고 머리도 하얘지고.. 영어도 버벅거렸다.


그가 알려준 주소를 찍고 한 번도 안 가본 낯선 동네를 향해 운전을 시작했다.

아이들도 많이 놀랬는지 엄마 괜찮냐며 걱정을 했다. 그가 얼마나 다친 건지 모르겠기에 얼마나 불안하던지..


비가 너무 내려 눈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잔뜩 긴장해 운전했고 그가 알려준 클리닉에 겨우 도착했다.

급히 병원에 들어갔더니.. 역시나 간호사 선생님은 보자마자 이 병원에서 아무것도 못한다고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아.. 그냥 여기서 헤어져야 하나 잠시 망설여졌지만 계속 비는 세차게 내리고 있었고, 할 수 없이 근처 큰 병원이 어딘지 병원에 물어 거기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손이 떨리고 머릿속이 아뜩했다.  

다시 출발하고 얼마 뒤 그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누군가에게 사고가 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긴 속력 많이 내서 달리지 않았고, 내가 정지선이 아닌 노란 박스 앞에 세워서 사고가 난 거라고..

그러면서 우리 차 안에 있는 블랙박스가 전방용이라 후방이 안 찍힌다고 말하며 차량 앞 유리에 붙은 우리 콘도 이름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한국인이라고 하면서..

(싱가포르 콘도들은 입주민의 출입과 주차를 위해 콘도마다 자체적으로 스티커를 제작해서 앞 유리에 붙이고 다니게 한다. 콘도 이름이 거기 적혀있다.)


아뿔싸..

우리가 계속 한국어로 이야기하니 그는 내가 영어를 잘 못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물론 잘 못하지만 잘 알아듣는데..  

난 좋은 마음으로 그의 상태를 걱정하고 빨리 치료해야 할 거 같아서 이리 열심히 운전하고 있는데 그는 그 와중에 머리를 쓰나 싶어 괘씸했다.

혹시 나쁜 사람이면 어쩌나.. 그때서야 겁이 났다. 왜 하필 그때 폭우가 내린 건지..


급한 마음에 떨리고 흐려지던 머릿속은 그의 대화를 듣다 또렷이 맑아졌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구나 싶었다.




조금 큰 병원 응급실로 들어가서 그의 치료를 접수하고 검사를 위해 대기했다.

아이들까지 응급실 의자에 줄줄이 앉아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보호자가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의료비가 엄청나게 비싼 싱가포르니.. 응급실 접수비나 각종 검사를 하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보호자 없이 그냥 두고 가기가 맘에 걸렸다. 턱수염은 덥수룩했지만 어딘가 어려 보였다.

남편은 이왕 이렇게 병원까지 같이 갔으니 검사 결과 보고 얼마나 심하게 다친 건지 알고 가는 게 마음 편할 거라며 퇴근 후 병원으로 오겠다고 했다.


아이들과 벌서는 기분으로 그렇게 응급실 대기석에서 그의 검사 차례를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도 그의 순서는 오지 않았고 자꾸 벌어진 그의 상처와 절뚝이는 다리가 걱정돼서 마음이 지옥이었다. '괜찮아야 할 텐데..'


그렇게 기다리는 와중에 중년의 아저씨와 오토바이 운전자 또래의 앳된 청년이 들어왔다.

아까 데리러 온다고 했던 친구와 그의 아버지였다. 오는 차 안에서 통화했던 사람이 바로 친구 아버지였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자기 잘못이 아니라며 열심히 설명했고 듣는 나는 죄인처럼 마음이 무거웠다. 괜히 기다렸나 싶고 솔직히 집에 가고 싶었다.


오랜 시간이 걸려 드디어 그가  엑스레이 찍고 검사를 받으러 들어갔고 그냥 살점만 찢어진 건지.. 더 많은 손상을 입은 건지 모르니 제발 괜찮길 바라며 그렇게 기다렸다.


잠시 뒤 누군가 응급실로 들어와서 그를 찾았다.

부르카를 입고 들어온 두 명의 여성분이었는데 검사받고 나온 그가 자신의 어머니와 누이라고 했다. 눈까지 다 가려져 있으니 누가 어머니인지 구분할 수 없었지만.. 가족을 보니 또다시 죄인 모드가 되어 연신 고개 숙여 그가 다쳐서 너무 죄송하다고 또 사과를 해댔다.


병원에 있는 내내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남편이 퇴근하고 병원에 달려왔을 때에도 결과가 안 나온 상태였고 한참을 기다려서야 뼈에는 이상이 없고 상처는 꿰매어서 치료하면 괜찮을 거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다행히 다리도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병원비를 계산해줄까 물으니 그는 괜찮다며 일단 자기가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고의 원인은 내게 있다고 다시 한번 더 강조했다.


누구의 잘못인를 떠나서 그가 다친 것만으로도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그나마 아이들이 괜찮아 얼마나 다행이던지..


무거운 마음으로 남편과 집에 와서 블랙박스 사고 영상을 자세히 봤다. 몇 번을 다시 돌려봐도 내 잘못은 없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

상황은 이랬다.

신호등 바로 아래 빨간 선이 정지선이다. 정지선 바로 에 차량 한 대가 서 있을 공간이 있고 그 뒤로 노란 박스가 있었다. 노란 박스는 비워두는 게 원칙이다.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뀔 때 내 앞엔 차 한 대(1)가 있었는데.. 정지하는 듯하던 앞차(1)가 신호를 위반하고 그대로 지나가 버려 그 공간이 결과적으로 비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2) 앞차를 보고 노란 박스를 비워두고 그 뒤에 차를 멈춘 것이다. 뒤따라오던 오토바이는 내가 정지선에서 세워야 하는데 노란 박스 앞에서 세워 자기와 부딪혔다 주장하는 거였다.


남편은 그가 안전거리 미확보로 너무 가깝게 오다 난 사고니 괜찮을 거라고 했다.

렌터카 보험사에서 보험 관련 응대를 할 테니 어떤 연락이 오는지 지켜보자고 했다.

그 와중에도 그는 남편에게 문자를 보내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계속 토로하고 있었다.




며칠 뒤.. 남편은 내게 싱가포르 경찰서 (Neighbourhood Police Centre)에 가서 폴리스 리포트를 써야 한다고 했다. 사람이 다쳤으니 어떻게 된 일인지 사고 경위서를 써야 한다고.. 앙.. 갑자기 겁이 났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찰서 들어갈 일이 없었는데.. 태형이 있는 무서운 나라 싱가포르 경찰서를 가자니 정말 무서웠다.  

(한국에 살 때 경찰서 한번 가 본 적 없는 준법 시민이었는데.. 아~ 아니다.. 생각해보니 딱 한번 가 본 적 있었다. 미아방지용으로 아이들 사진과 지문 등록하러..)


떨리는 마음으로 집 근처 경찰서에 들어갔다. 지나다니며 여기 경찰서 있네 구경만 하던 곳에 들어갈 일이 생길 줄이야..

떨면서 들어갔는데 싱가포르 경찰서 안도 우리네 경찰서 분위기가 비슷했다. 벽 쪽으로 칸막이된 책상들이 놓여있었고 교통사고 경위서를 쓰러 왔다고 했더니 한쪽으로 우릴 안내했다.


들고 간 블랙박스 영상을 먼저 보여주고, 언제 어디에서 사고가 있었는지 설명을 했다.

정확한 사고 위치와 우리가 설명하는 노란 박스 위치 등을 체크하더니 당시 시속 얼마의 속도로 달렸느냐 물었다.

내가 말하는 정황을 으면경찰 아저씨는 바로바로 타이핑을 했다. 사고 난 도로 위 상황도 그림으로 그렸다. 자를 대고 정말 열심히 그려서 좀 놀랬다.

그렇게 상황을 타이핑 한 뒤에 내게 다시 읽어보고 맞는지, 도로 그림도 정확한지 확인하라고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다 읽고 맞다고 했더니 마지막으로 사인하라고 했다.


얼마나 긴장되고 심장이 두근거리던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물어봤다.

이 경우 나와 오토바이 운전자의 과실이 어느 정도인지..

경찰 아저씨는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답해주었다.

이 경우 오토바이 운전자 과실이 99%라고..


아~~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그러다 문득.. 그가 비싼 검사비며 치료비도 다 내야 하고.. 우리 쪽 렌터카 파손 부위 수리비까 내야 하는 건가 싶어 마음이 무거웠다.

수리비가 많이 나오면 어쩌나.. 병원비를 내주고 올걸 그랬나 싶었다. 손과 다리를 다쳐 한동안 음식 배달 일도 못할 텐데 싶어 더 안쓰러웠다.


사고 후에도 계속 내 과실이라며 문자를 보내오던 그였으니, 혹시 억울하다며 콘도 앞으로 찾아오면 어쩌나 걱정도 됐다.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지만 사는 곳을 알고 있다는 게 영 맘에 걸렸다. 그래서 며칠간은 콘도 앞을 두리번거리며 긴장해서 다녔다.

다행히도 걱정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쳐서 힘들 그를 의심한 내가 참 부끄러웠다.

진심으로 그가 잘 회복되어서 잘 나았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이런 일을 겪고 나선 운전할 때마다 기도하게 된다.

부디.. 다신 사고가 없기를.. 그래서  싱가포르 경찰서 (Neighbourhood Police Centre)에 갈 일이 없기를..

항상 안전 운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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