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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소시 May 19. 2022

싱가포르에서 이사하기는 전쟁입니다!

(우리는 친구야! 부동산 에이전트 J 이야기)

최근 뉴스를 보면 싱가포르 주택 임대 가격이 콘도나 HDB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지인 중엔 렌트비를 30%나 올려준 집도 있다.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 깜짝 놀랄 만큼 많이 올라서 갈수록 외국인으로 이곳에서 살기 더 어려워짐을 느낀다.


어쩌다 보니 싱가포르에서 벌써 번의 이사를 했고 다섯 번째 집에서 살고 있다.

잦은 이사에는 다양한 사정이 있었다. 아이들 학교가 뒤늦게 정해지고 오전 7시 20분까지 등교시킬려니 학교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이웃집에서 밤마다 캐리비안의 해적을 연주해대서.. 오래 살고 싶었으나 집주인이 사정상 집을 급히 팔아야 해서..  


한집에서 오래 사는 분들이 너무 부러울 만큼.. 싱가포르에서 이사는 집 구하기도, 이삿짐 싸고 푸는 과정도, 그리고 이사 후 절차도 정말 복잡하고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다. 여러 번 해 보니 전쟁이란 표현이 딱 맞다 싶다.

공짜로 산 것도 아니고 엄청 비싼 월세 내고 살았건만, 우리와 다른 싱가포르의 이사 절차는 몰랐기에 경험하며 참 많이 당황스럽고 힘들었다.   




"이사하고 청소 다 한 다음에 집 상태를 체크하는 과정이 있대. 근무시간이라 당신 혼자 해야 할 거 같아."

혼자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냥 청소 상태 보여주고 열쇠 다 넘겨주고 오면 되는 줄 알았다. 사는 동안 집주인 에이전트 아저씨가 늘 친절하고 사람 좋아 보여 간단하게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사 나온 집을 살 때보다 더 열심히 쓸고 닦고 치우고.. 고장 난 건 미리 고치고 더러워진 벽도 열심히 지우고..

참.. 공짜로 산 것도 아닌데 나가면서 이렇게까지 다 청소해주고 가야 하나 싶었다.

그렇게 나는 집주인 에이전트를 만났다.


이삿짐을 다 빼고 집을 비워줄 때 핸드오버 인스펙션 (Handover Inspection)이란 절차를 거친다. 집을 점검하는 절차인데, 들어오기 전의 상태로 해놓고 나가야 한다고 보면 된다.

집주인 에이전트와 우리 쪽 에이전트가 같이 집 안의 상태를 모두 체크했는데, 기본적인 청소 상태와 주인의 가구나 가전제품이 있는 경우엔 손상 정도도 체크하고 가전제품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고장 난 곳은 없는지 확인했다.  

에어컨 청소도 세 달에 한 번씩, 일 년에 네 번 청소한 영수증이 필요했고, 각방 에어컨 리모컨 개수도 체크했다. 커튼 드라이 영수증도 요구했고, 청소업체를 이용했다면 청소업체 영수증도 요구했다.  

(첫 집은 비용 아끼려고 남편과 둘이서 청소했다가 더운 나라라 엄청 고생했다.)


벽이 더러우면 페인트 칠할 비용을, 바닥에 문제가 있을 경우엔 바닥 폴리싱 비용까지 요구한다고 한다.

그렇게 확인을 한 후에 수리할 상황이 발생하면 이사 올 때 미리 내는 보증금(디파짓)에서 깎고 나머지 금액을 환불해 준다고 했다. 그러니 이 과정은 소중한 내 보증금을 다 돌려받기 위한 눈에 안 보이는 싸움인 것이다.


첫 집은 조금 오래된 콘도였는데 집주인 에이전트는 집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핸디맨보다 자기가 잘 고친다며 직접 와서 수리를 해 주었고, 그때마다 싱가포르 생활에 어려움이 없는지 자상하게 물어봐주는 분이었다.


그랬던 분이 마지막 점검을 하는 날은 매의 눈으로 문제 될 곳을 지적하며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주셨다. 창문도 여러 번 열었다 닫았다 잘 되는지 체크하고 (삑삑 소리가 나서 조금 불편하다고 지난번 방문에 말한 적 있었다).. 갑자기 잘 사용하지 않은 에어컨이 있느냐 물어보더니 그 방 리모컨을 분리했고 오래 사용하지 않아 배터리가 녹아내린 걸 지적했다. 잘 알고 체크한 게 분명했다. 그분은 본인 일을 열심히 하신 거지만 처음 경험해 본 입장에선 참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

 



싱가포르에선 PropertyGuru란 앱을 이용해서 집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위치나 집의 타입, 원하는 가격과 방의 개수 등을 입력하면 뜨는 정보들 중에 마음에 드는 집을 보고 하우스 뷰잉을 요청할 수 있다.


사진출처 :  PropertyGuru


그런데 이사 갈 집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집주인이 원하는 인종, 가족 수와 아이들 나이, 렌트비를 어떻게 낼 건지.. 본인 자비인지 회사가 내주는지, 비자 종류가 무엇인지.. 등등 따지는 집주인도 많았다. 그리고 하우스 뷰잉을 하고 싶어도 내가 이사 들어갈 시기와 그 집이 비어지는 시기가 맞아야 했고, 살면서 알게 된 만큼 집의 방향이나 층수까지 고려하다 보면 마음에 맞는 집을 구하기 어려웠다.

마음에 드는 집이 있어 보러 가면 식구가 너무 많다며 갑자기 렌트비를 올려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식구 많은 게 이리 서러울 수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고 어렵게 구한 두 번째 집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도 전쟁이었다.

박스를 주문해 일일이 짐을 쌌는데.. 진짜 한국의 포장이사가 눈물 나게 그리웠다.

이사하면서도 주말엔 모두가 쉬어야 하니 이사 안된다는 콘도가 많았고, 우리나라처럼 사다리차로 이삿짐을 옮기는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로 옮겨야 해서 엘리베이터 사용을 위한 보증금을 미리 내고 신청해야 했고, 정해진 엘리베이터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삿짐 차량이 지하 주차장으로 못 들어가니 콘도 옆 도로에서 짐을 내려서 옮기라고 했다. 콘도 입구와 이사 갈 블록이 멀어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어찌 이사하기도 이리 어려운 건지.. 진심으로 한국의 이사 시스템이 그립고 또 그리웠다.




이렇게나 어려운 과정을 겪고 이사 간 두 번째 집에선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  

밤마다 캐리비안의 해적(옆집 피아노 소음)이 찾아오던 그 집이었으니 정말 잘못 이사 간 집이 맞았다.

집주인이 인도네시아 분이라며 본인이 대행해서 집 관리를 한다던 집주인 에이전트 그녀는 우리 쪽 에이전트 두기를 거부했다. 보통 계약 수수료를 양쪽 에이전트가 나눠 가지는데 최근 들어 주인 쪽 에이전트가 나누기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사 오고 싶은 콘도는 정했고 그 시기에 나온 집 중에 원하는 집 크기와 가격, 이사 시기가 맞는 집이 딱 이 집 한 곳뿐이라 그냥 그렇게 계약했다가.. 나중에 그 집을 떠날 때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1년 살면서 전 집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말 조심해서 살았고 마지막 청소도 정말 열심히 했다. 집주인 에이전트는 핸드오버 인스펙션 (Handover Inspection) 때 사진을 찍어 집주인에게 보내고 확인한 뒤에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한 달이 훨씬 넘어가도 인도네시아 집주인에게서 답이 안 왔다며 보증금을 안 돌려주고 시간만 끌더니.. 갑자기 여러 곳에 수리가 필요하다며 많은 비용을 청구했고 그만큼을 빼고 아주 조금만, 그것도 오랜 시간을 끌다 돌려줬다.  


수리 목록을 보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살면서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고 우리와 마지막 점검 때 언급하지 않은 부분들이었다. 새로 누가 이사 왔는지 물었더니 수리하느라 이사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우린 같은 콘도 다른 블록으로 이사를 했고 지인분이 우리가 살던 집에 빨래가 널려 있다고 알려 주셨다. 가서 보니 새로 이사 들어온 사람이 이미 살고 있었다. 이럴 수가 거짓말이었다.

정말 수리를 했는지 확인하고자 보여달라 요청했지만 그녀는 그것도 거부했다.


이 문제로 스몰 코트에 가서 항의했고 여러 번의 출석과 진술서 작성으로 많은 간을 허비해 우리가 승소했음에도.. 이 사실을 통보할 인도네시아 집주인의 주소를 몰라 그다음 진행이 어려웠다. 계약서에 집주인 주소가 없었던 거다.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집주인 주소를 알면서도 안 가르쳐주는 집주인 에이전트 때문에 우리가 부당한 피해를 받은 게 맞다는 승소를 하고도 수리비로 떼어간 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했다.


돌려 받으려면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하라는데 그 비용은 어쩌며..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였다면 여러 번의 부름에 참석도 어려울 테니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구나 싶었다.

다음부터는 계약서에 집주인 개인정보가 있는지 꼭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단 걸 큰 고생하고 배웠다.

이런 경험을 통해 집주인 에이전트와 싱가포르 이사 절차에 대한 내 이미지는 나빠질 대로 나빠졌다.




피아노 소음 때문에 이사를 결심했지만 살던 콘도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PropertyGuru를 통해 찾은 집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고, 그렇게 그 집 집주인 에이전트인 J를 만났다.  

그는 이 콘도의 장점을 내게 자세히 설명해 줬는데  다른 유닛에 살고 있다고 밝혔더니 자기 일이 줄었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방향도 위치도 이전 집보다 훨씬 나았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내겐 너무 충격적인 32층이었다. 그는 베란다에 나가 쿵쿵 뛰어주며 이렇게 튼튼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렌트비도 우리가 제시한 금액에 맞춰 주인을 설득해 보겠다며 적극적이었다.


그리고 J는 우리 쪽 에이전트가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직접 연락한 경우니 자신계약해도 나중에 아무 피해가 안 가도록 도울 거라고 했다. 이미 집주인 에이전트에 대한 신뢰는 없는 상태였지만 에이전트 없이 바로 연락한 건 나였기에 그를 믿고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그 집에서 아이들은 행복해했고 고층에 대한 두려움에 나 홀로 고생은 했지만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2년 계약이라 아직 계약 기간이 몇 달 남아 있던 시기에 J가 급히 연락이 왔다. 집주인이 사정상 집을 급히 팔고 싶어 한다고.. 세입자를 끼고 사겠다는 사람이 사면 다행이지만, 들어와 살 사람이 집을 산다면 이사를 가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미안해하며 만약 이사 가야 하면 이사 갈 집 구하는데 본인이 열심히 찾아 돕겠다고 했다.


해에 우리 아이들 중 두 명은 정말 중요한 시험들이 있었다. 그래서 재계약하고 계속 살고 었다. 집을 구하러 집 보러 다니는 것도 일이었지만, 집 살 사람에게 집을 보여주는 것도 큰 일이었다. 요일과 시간을 맞춰 집을 여러 번 보여주는 것도 자꾸 반복되니 힘들었다. 일일이 다 짐을 싸고 푸는 것도 너무 힘든 일이고..  

진심 이사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 사정을 J에게 설명했더니 집주인이 J에게 당장 집을 팔지 못하면 다른 에이전트에게 일을 넘기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의 사정을 들으니 우리 입장만 고집하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우리 역시 아이들 시험 바로 직전에 이사하는 건 무리라 계약기간보다 빨리 이사 가는 편이 나은 상황이었고 새로 산 집주인도 집수리를 위해 우리가 빨리 나가주길 바라는 상황이었다. 

그는 새 집주인이 집을 올 수리해 들어올 예정이라 더러워진 벽도, 바닥의 흠집도 원래 그랬었다 이야기했다며 우리가 증금전부 다 돌려받을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J는 열심히 이사 갈 집도 함께 찾아줬다. 세 아이들의 학교가 다 다른 곳이었고 거리도 다 멀어서 세 곳의 가운데 지역쯤에 있는 콘도 몇 곳을 찾아 하우스 뷰잉을 부탁했다.

J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시내의 교통 좋은 지역,  새로 생긴 대단지 콘도를 선호하던데 왜 내게 이 콘도들을 찾아 다니느냐 물어왔다.

그래서 우리 사정을 이야기해줬다. 아이들 학비며 숙소 지원이 없다는 점과 싱가포르 학교를 다녀도 집 근처 학교로 선택할 수 없었던 점, 외국인이라 학비가 얼마나 비싼지..  아이 학교가 얼마나 서로 먼 거리인지..

그는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들어줬고 싱가포르가 참 살기 좋은 나라지만 외국인이 이곳에서 살기 얼마나 어려운지 공감해주었다.




렇게 여러 날 집을 찾아다니다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소개해줬다. 이번에도 32층이라며 베란다에서 뛰어줄까 물어봤다. 렌트비가 원하는 금액보다 많이 비쌌는데 조금 낮게 불러도 깎아줄 거 같다며 조언해주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그런데 이번 집은 집주인분이 하우스 뷰잉 때 와 있었다. 집이 가까워 오셨다는데 집주인이 직접 오는 경우는 처음이라 걱정스러웠다. 보통 집주인 에이전트가 다 진행하기에 집주인이 직접 온다는 건 그만큼 집에 대한 애정이 강하거나 까다로운 경우라 들었었다. 그분 역시 어떤 이가 집을 보러 온건가 보러 오신 거였다.


마음에 드는 집이 없어 고민하던 중에 우리가 부른 금액을 오케이 해 줘서 까다로운 집주인이 걱정스러웠지만 계약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계약하기로 한날..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생겼다. 집주인 내외가 우리 부부를 인터뷰하길 원했다. 이런 경우는 정말 최악의 경우인 거 같아 앞이 깜깜했다. 도 보도 못한 상황이었다.

어떤 직장에 다니는지.. 포지션이 뭔지.. 어떤 비자며 얼마 만에 연장이 되는지.. 아이들은 어떤 학교를 다니고 있는지.. 왜 그리 먼 학교를 다니는데 이 콘도 집을 원하는지.. 이곳에서 몇 년을 살 건지.. 갑자기 한국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생길지.. 질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어머나 집주인 인터뷰라니..


그 와중에 J는 우리를 대신해 집안 곳곳을 다니며 문제가 될만한 부분을 일일이 사진 찍어 주고 있었다. 이사 들어오기 전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사진 찍고 체크해 집주인과 확인을 해 둬야 나중에 불이익이 없기 때문인데 사진 찍고 체크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보통 집 계약을 하고 이사 들어오기 전에 세입자가 확인한다.


그런데 J가 열심히 방마다 다니며 사진 찍고 이건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여기 바닥에 흠이 있다.. 그렇게 체크를 하니 갑자기 집주인 아저씨가 J에게 버럭 화를 냈다. 보통은 세입자가 사진을 찍어 확인하는데 J가 아주 꼼꼼하게 우릴 위해 체크하고 있으니 화가 난 거 같았다.

"우리 집은 완벽한 집이다. 그런데 왜 네가 외국인 편을 들면서 자꾸 없는 문제를 만드는 거냐?" 

 

그때 J는 "그들은 나의 친구다. 친구를 위해 돕는 건데 무슨 문제냐?" 라며 같이 화를 냈고,

남편 역시 "그는 우리 친구다. 그는 우리 에이전트로 그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거다." 라고 했다.

집 계약에 있어 까다로워 보이는 집주인에게 피해 입지 않도록 우리가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챙겨주는 J가 정말 고마웠다.

이 문제 많은 집주인과 계약하고 이 집에 살다 이사 나갈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되어 눈앞이 깜깜했다.


그런데 J는 이 집주인 에이전트가 자기 친구이고 오래 지켜본 바로는 억지를 쓰거나 덤터기를 씌우는 타입은 아니고 정확한 편이라계약서에 꼭 필요한 부분을 적어 넣고 잘 챙기면 불이익이 없을 거라며.. 그가 힘껏 돕겠다고 해줬다.


피해야 할 유형의 집주인임이 분명하나 우리는 J를 믿기에 계약을 했다.

그가 몸소 의리 있고 믿음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처음 만났을 때 돌 지난 아들을 안고 집 보여주러 같이 가도 되냐던 그는 아들이 벌써 유치원 다닌다며 한 명도 힘든데 셋을 어떻게 키우냐고도 하고, 본인 아버님이 아프셔서 병원에 계신다고 해서 같이 마음 아파하며 위로도 건넸다. 명절에는 음식도 나눠먹으며 그렇게 진짜 좋은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참 어려운 싱가포르에서의 이사..  

계약을 끝내고 보증금 돌려받는 과정에서 내 지인분들도 황당한 경험을 많이 했다. 3년을 깨끗하게 잘 살고 한국으로 갈 때, 베란다 잠금장치가 고장 나서 한번 고쳤는데도 다시 고장 났다 했더니 그 창문 새시 전체를 교체해 내라는 주인도 있었고, 점검 때 오자마다 한 번도 옮긴 적 없는 소파를 뒤집어서 여기 찢어졌으니 소파 물어내라는 주인도 있었다고 한다. 심한 주인은 인테리어 업자를 대동하고 와서 수리할 견적을 그 자리에서 바로 받기도 한다고..


남의 나라에서 집 빌려 살기 참 어렵다. 내돈내빌(내 돈 내고 내가 빌린)인데도.. 공짜로 살지 않았거늘..

살기 전과 같은 상태로 돌려놓으라니.. 어렵다!


다음번 이사가 얼마나 험난한 과정일지 미리 겁이 나지만.. 우리에겐 든든한 친구 J가 있으니..

힘내고 또 하루를 열심히 살 수밖에..












 < Daum에 실린 글 >


< 브런치에 실린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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