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관하여, 침묵에 관하여, 어른이 된다는 것에 관하여, 아름다울 준비는 마지막에 그토록 좋아하는 노을은 꼭 보고 싶다고 적어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생각은 어쩔 수 없이 생기고 어쩔 수 없이 변화하겠지만, 노을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못 박고 싶은데.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몸이 떨려서 감기약과 두통약을 먹고 나서야 컨디션이 좋아지면, 문득 얼마나 독해야 멀쩡해지는 거야 독약 같아 먹기 싫을 때도 있지만.
처방전이 필요하고 약을 먹고 평생을 돌봐야 하니깐.
나약한 나를 본다.
나약한 너를 본다.
복잡스럽고 군더더기 많은 내가 단순해지기 위해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할까.
어항 속 물고기는 비릿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비릿한 냄새는 사람이 먼저 알아본다. 꼬리지느러미로 부지런히 부앙하며 하루를 보낸다.
잘 지내고 있냐고 들여다본다.
너도 말이 없고, 나도 말이 없다.
입구멍 귓구멍 숨구멍, 마음구멍도 구멍에 넣어볼까?
구멍에 풀칠하기가 대단한 거냐고 물으니 나를 보지도 않고 생생하게 지나친다. 내 구멍에 관심이나 있냐고 여러 번 눈을 깜빡여도 돌아오는 건 그토록 구멍에만 집착하는 내 숨.
꿈쩍도 않는 네가 괘씸해 비스름한 붕어빵을 꼬리부터 먹어치운다.
껍데기란.
울퉁불퉁해서 곱게 만질 수 없는 생각.
만질 수 있는 실체를 위해 여러 날 처음.으로 돌아가 너를 본다.
고요한 숨이, 비릿한 냄새는 바다로 던져주고 주황빛 선명한 지느러미를 본다.
생동감 넘치는 주황빛.
그토록 내가 원하던 노을과 닮아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 몸을 지니고 나왔다.
내 것에 관심을 두지 않는 노을은 다시 노을로.
붉게 떠오르는 심장이 벅찰 때라면 삼킬 때도 마찬가지. 완벽한 어둠을 알아야 하는 것도.
어항 속 물과 빛과 어둠은 생동하는 물고기를 보기 위한 것이라면. 말이 되지 않을까?
소음을 멀리하고 너른 마음이 될 준비를 한다.
통제할 필요가 없는 것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들, 하늘도 마찬가지.
침묵에 귀 기울인다. 말로써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기 위해 침묵한다. 어른의 말은 침묵을 통해 무게를 싣는 것에 가까워야 함을.
통제할 필요가 없는 것들,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들은 설명하지 않는다.
처음.으로 돌아가 구멍을 살피는 것이다.
설명하지 않는 침묵과 고요함을 바라보는 것이다.
어항 속 물고기를 관찰하는 것이다.
물고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나요?
자, 그리고 다음은요!
'그 하찮은 꾀 뒤에 애정이 숨어있다는 것을 눈치챘어야 하는데, 꽃들이란 모순덩어리거든. 하지만 난 너무 어려서 그 꽃을 사랑할 줄을 몰랐다고 말하는' 어린 왕자를 완전하게 받아들이는 것뿐 아니라, 말하는 어린 왕자를 완벽하게 내뱉을 수 있다면. 좀 나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다음은.
아름다워지기 위한 준비가 이렇게나 어렵나.
[부앙하다: 아래를 굽어보고 위를 우러러보다.]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아이들이 곱게 한복을 차려입었다. 한 명 한 명이 부채를 들고 모였다가 흩어지고, 넘실넘실 파도를 탔다가 자신이 있는 자리가 정확한지 조심스럽게 확인하고 옆을 살피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그동안 합을 이루느라 얼마나 애썼을까, 완벽한 무대를 준비하던 아이들이 몇 번 헝클어져도 그 모습이 들킬까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조심스럽게 손을 모으게 된다. 몸짓으로 표현하는 행위는 말보다 더 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아름다워지기 위한 준비가 이렇게나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