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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실 MaSill Oct 08. 2024

끝없이 갈라지는 세계의 끝에서 마주한 연결

송은빛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끝없이 갈라지는 세계의 끝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소장품의 양가성을 바탕으로 미술관의 소장품을 매체로 분류하고자 한다. 소장품은 자기의 것으로 소유, 간직하고 있는 물품으로 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겠다. 소장품은 보편적으로 평면 회화 작품과 여러 조각들이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형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소장품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소장품 자체를 고정된 물리적 실체가 아닌 변화하는 오브제로 확장하여 인식하고 있다. 회화, 조각 등 손에 잡히는 물리적 매체들로 구성된 옛 회화와는 다르게 동시대 미술은 영상, 사진 등 디지털 미디어와 같은 데이터에 기반한 작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유동적이고 비물질적인 작품들을 통해 이번 전시는 회화 매체의 확정성에 대해 주목해 소장품의 양가적 특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황선정 작가의 ⟨텔루릭 메모리 : 따듯하고 반짝이는⟩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전달하고자 하는 소장품의 의도를 가장 잘 나타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황선정 작가의 작품이 배치된 ‘옐로우 블록’ 섹션은 매체의 다양한 활용을 통해 비물질적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환경에서 작가들이 자신의 세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는가에 주목했다. 사운드 설치, 안무와 디지털 샤먼, 시 등으로 구성된 황선정 작가의 작품은 특히나 가시적이지만 비물질적인 성격을 띤다. 작가는 비인간인 기술과 인간이 어떻게 함께 살 수 있는지에 주목하며 둘을 연결하는 관계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황선정 작가는 음악가, 시인 등과 학제적 연구를 통해 작업하며 현재 예술가들의 미술이 미래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과거를 공명하고 기록한다는 소장품의 선형적 개념을 넘어서는 예술의 경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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