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전해 주었던 웃음이 그립다.

성탄예배와 소확행

by 이혜원

성탄예배를 가기 전에 양촌온천으로 목욕을 갔다. 화가가 달목욕하는 목욕탕은 목요일에는 쉰다. 예전에 양촌에서 목욕하고 교회로 갔을 때는 시간배분을 잘했는데 오랜만에 가보니 집에서 언제 출발하면 되는지 헷갈린다. 출발시간이 조금 늦은 듯하니 화가가 샤워만 하고 나오잔다.


달리는 차속에서 내비게이션으로 교회 주소를 검색했더니 한 시간 조금 더 걸린단다. 목욕탕에서 출발한다면 1시간 이내에 도착한다는 것이어서 제대로 목욕을 해도 되겠다고 답했다.


카운터에 남자주인장이 있어서 2만 원을 건넸더니 6천 원을 거슬러주었다. 화가가 혼자 목욕을 오면 여주인은 7천 원을 받고 남주인은 8천 원을 받는다기에 여사장이 통이 크다고 해주며 웃었는데 남자사장님이 여성우대정책을 쓰고 있는 모양이다.


세신 하는 이에게 주문해 둔 은행알 대금을 가져왔다며 받아두겠느냐고 했더니 자신이 돈을 받을 수가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목욕탕 앞에서 노점 하는 이가 파는 은행알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했었는데 잊었던 모양이다. 오후에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주문한 양이 모자라는데 자신이 늦게 얘기를 해서 그렇단다. 그럴 수도 있지요~노점 하는 이의 직통전화번호를 받아놓았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농사지은 채소를 파는 동네아주머니가 계단 아래에 노점상을 차렸다. 화가가 반가워하며 많이 사 드리라고 하여 상추를 사고 옆에 있는 깐 마늘 세 봉지를 모두 다 샀더니 1만 8천 원이란다. 깐 마늘은 한 봉지에 1만 원쯤 하는 줄로 알았고 상추는 5천 원은 받을 것으로 알았다. 이 겨울에 싱싱한 상추라니~봉지를 받아 들고 황홀해한다.


깐 마늘을 절구통에 넣어서 콩콩 찧어서 비닐팩 두 군데에 나누어 담고 봉지 입구를 막은 뒤에 얇게 펴서 칼등으로 눌러 여러 개의 사각조각을 만들었다. 냉동실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하나씩 잘라서 쓸 요량이다. 비닐팩 두 개를 넣어두며 마늘 부자네~한다.


예배당 앞자리를 합창단원 몫으로 비워두어야 한다기에 작가 앞에 앉는 집사님을 곁으로 오게 했더니 커피를 마시겠느냐고 물었다. 괜찮다고 하려다가 한잔 달라고 하니 가방에서 믹스커피봉지를 가지고 나가서 두 잔을 만들어 왔다. 커피맛이 특이하고 참 좋다. 커피만큼은 비싼 것을 마신단다. 소확행이다.


막냇동생 목사님이 마태복음 1장 20절에서 25절까지를 본문으로 예수님이 오신 목적에 대한 말씀을 전해 주었다.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서, 이 세상을 선함으로 다스리기 위해서, 죽음을 주는 마귀를 멸하기 위해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단다.


연예인 기독교 모임에서 마리아가 처녀의 몸으로 예수님을 잉태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이에게 구봉서 님이 마리아의 남편 요셉이 믿는다는데 네가 왜 그러느냐고 했단다. 예전에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하하하 웃었는데 심오한 말씀이다. 구봉서 님을 검색하니 깨우침이 있는 웃음의 철학을 실천한 한국 코미디계의 대부라고 나온다. 그가 전해 주었던 웃음이 그립다.


떡국을 많이 먹어야지~배식 줄의 뒤에 서서 두 그릇을 받아서 화가에게 조금 덜어주고 농협에 근무하느라 주일에 자주 오지 못하는 이에게 반갑다며 인심 쓰고 나서 남은 것으로 두 그릇을 먹었다. 떡국이 정말 맛나다. 여러 사람을 위해 끓이는 떡국은 퍼지지 않고 제 맛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역시나~요리 베테랑이 모인 봉사부의 솜씨는 대단하다.


닭장에 갔더니 닭이 알을 아홉 개나 낳았다. 빈닭장에 두었던 쥐약 두 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니 달걀대신에 물고 가서 잔치를 한 모양이다. 쥐약통에 남아있는 두 알을 꺼내어 두 군데에 놓아두었다. 쥐약을 또 사야겠는데 이번에는 쌀쥐약도 함께 사볼까~


예배를 가는 차속에서 똘똘이의 전화를 받았더니 알콩이가 맛난 빵을 먹고 있다. 우리 달콩이는 빵을 먹지 않느냐고 하니 빵 속의 소시지만 빼어 먹고 있단다. 남은 빵은 이쁜 아이가 먹는 거냐고 물었더니 알콩이가 먹는단다. 어릴 때 맛난 것만 쏘옥 빼먹고 나머지는 어머니 몫이었는데~웃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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