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유학 실전기(9) 숯불에 구우면 뭐든 맛있다.
캠핑 경험이 적은 우리에게 집 앞 화로는 신세계다. 숯불에 구우니 뭐든 맛있다. 뭐든 튀겨먹으면 맛있다는 말이 숯불구이에도 적용된다. 여러번 세우고 허물고를 반복한 보람이 있다. 화로가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줄이야.
지난 한달간 집 마당에 쌓여있던 벽돌을 가로로도 둘러보고 세로로도 둘러보며 여러차례 쌓고 부수기를 반복했다. 벽돌 사이에 나오는 작은 벌레도 개의치 않고 때로는 맨손으로 때로는 장갑낀 손으로 만졌다. 아이들도 열심히 벽돌을 날랐다. 노동의 대가는 맛좋은 고기로 돌아왔다.
제법 높게 쌓은 탓에 화로 안쪽에 숯을 놓고 벽돌로 한단만 놓고고기판을 올렸다. 화로와 높이 차이가 있다보니 가장자리 화로는 식탁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숯에 나온 향이 고기에 배어 꿀맛이다. 소고기, 돼지고기, 소시지 등 너나할것 없이 부드러워 쉼 없이 우리의 입속으로 뱃속으로 들어갔다. 마당에서 나 몰래 자라고 있던 냉이와 쑥으로 된장국도 끓여먹고, 갓을 떼어 쌈처럼 싸 먹었다.
냉이의 알싸하면서 향긋한 맛에 빠진 아이들은 집과 주변에 마구 자라고 있는 냉이를 채취해 왔다. 직접 손질도 하고 국에 넣어 봄을 먹는다.
불멍을 위해 집 뒷산에 올라 솔방울과 나무가지를 주워왔다. 마른 솔방울은 토치를 가하자 금방 불이 올랐지만 나뭇가지는 생각보다 불이 잘 붙지 않았다. 나무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꽤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다.
밤하늘 가득한 별만으로도 낭만적이었던 이곳의 생활에 화로가 한 점을 더 했다.
우리의 낭만은 연기를 타고 집 주변에 머문다.
(낭만도 좋지만 환경을 위해 화로는 한달에 2번만 사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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