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저렇게 해맑다고?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 그게 바로 enfp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어쩌다보니 enfp랑 일할 기회가 많았다. 그 중 한 명은 꽤 오래 같이 일을 했으며 앞으로도 더 일을 같이 할 예정이다. 그녀는 나보다 늦게 입사를 하였는데, 입사를 했을 때부터 인사성이 밝기로 유명했다. 화장실이든 복도든 길거리든 그 곳이 어디든 상관없이 언제나 밝고 크게 “안녕하세여~*^^*” 하며 인사를 했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사람에게 한없이 시니컬하기도 한 나는, 분명 저건 컨셉일 거라고 생각하며 초반엔 그녀에게 별 호감이 없었다. 가끔씩 드라마에서 나오는 4차원 이미지를 차용해서 이미지메이킹을 하고있는 거라고 확신했다. 그녀와 2년이 넘게 일한 지금, 그때의 내 생각이 얼마나 잘못됐고 헛된 것이였는지에 대해 반성 또 반성한다. 그녀는 여전히 아침마다 “안녕하세여~”라며 인사를 해주고, 사계절내내 변함없는 미소를 보여준다. 주변에 enfp가 있다면 그게 얼마나 귀엽고 힘이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enfp 중엔 같이 일했던 선배가 있다. 그는 항상 먼저 말걸어주고 시덥지않은 농담으로 사람의 긴장을 풀어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가끔씩 눈치없게 굴 때도 있긴 했고, 누군가는 왜이렇게 시덥지 않냐고 대놓고 뭐라고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나에겐 그런 것 조차 서툴지만 사람들과 친해지려는 고마운 노력으로 비추어져서 기분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그 사람과 일하는게 힘들다는 사람도 더러 있었지만, 나에게는 왠지 모르게 마주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었다.
어언 15년동안 한결같이 단짝친구 자리를 지키고있는 enfp 친구도 있다. 그녀를 보면서 느낀건, 사랑에 한없이 약하다는 것이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고, 상처받고 또 사랑하는 그런 친구다. 항상 밝고 웃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안에 슬픔도 있고 외로움도 있다. 그 슬픔과 외로움을 최측근 아니면 털어놓지도 않는 그녀의 성격을 알고 있는데도 언제나 환하게 대화하는 내 친구를 볼 때면 기특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
enfj와 enfp는 딱 한 글자만 달라질 뿐인데, 상당히 많은 것이 다른 느낌이다. 그래도 내가 느꼈을 때 서로 잘 맞는 것 같다. 나는 그들이 너무 귀엽고 그들은 나를 든든하다고 했다. 나는 enfp가 진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