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통 40대에 들어서면 공자니 노자니 장자니 하며 동양철학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그러면서 마치 도인이라도 된 양 비움을 남발한다.
(우리 동양인들은 삶자체가 동양철학이라 우리와 전혀 다른 사상과 관념으로 이루어진 서양철학을 보면 좋으련만 이 쪽은 어렵다고 또 보지 않는다.)
그러나, 넘칠 만큼 가득 채워야 스스로 그러하게 비울 수 있음을 모른다. 아직은 물욕만 빼고 한참을 더 채워야 할 텐데…
2. 또, 철학이 삶의 무기가 된다 하는 이런저런 인문학책을 펼친다.
그러나, 이런 부류의 책들은 저자들이 참조한 순수철학의 공부를 위한 마중물의 노릇만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3. 나도 그들처럼 그런 책의 저자들이 일러주는 대로 따라 해 보았다. 남들과 다르게 버트란트 러셀을 붓의 끝으로 흄-칸트-헤겔-화이트헤드-롤스와 같은 서양 철학자의 저작을 원서 또는 영역본으로 두루 읽어 보았다. 그러고는, 동양철학과 한국사상을 쭉 훑어보았다.
지금은 허접하지만 나름 뜻깊은 철학과 사상공부법을 배워 Karl Marx의 Capital I•II•III을21세기의 눈으로 따져가면서 읽어가고 있다.
아래는, 철학공부 최고의 성과에 대한 글을 쓴 이의 한 가지 넋두리일 뿐이다.
동양철학 “도(道)를 체득·실천하는 학문”을 깨우쳐 ‘성인(聖人)’, ‘진인(眞人)’, ‘부처님(佛)’에 도달하는 지혜(智慧)를 얻었다고 하고,
서양철학 “서양 문화권에서 이루어진 인간과 세상에 대한 반성적 탐구활동의 지적 산물”을 배워 지식을 넓혔다고 하는데,
나는 너무도 모자라 그런 것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동•서양 사상 공부로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학문(독서)하는 방법과 논리적 사유(개념•판단•추리)의 태도일 것이다.
박학(博學): 두루 혹은 널리 배움
심문(審問): 자세히 물음
신사(愼思): 신중하게 생각함
명변(明辯): 명백하게 분별함
독행(篤行): 진실한 마음으로 성실히 실천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