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야기 재미없게 쓰기
승객용 1,350kg, 18인승 엘리베이터 안에서 겪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엮어서 올립니다.
참고로, 우리 회사의 엘리베이터는 정원이 초과되었다 하더라도 내렸다 타면 정상으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회사 27층 엘리베이터 안이다.
점심을 마치고 사무실로 내려가려는 참이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문이 안 닫힌다. 누가 같이 가려고 버튼을 누른 모양이다.
키가 헌칠한 다른 회사 여직원이다.
다행히 '정원 초과입니다. 마지막 타신 분은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이 안 나온다.
미리 탄 동료들이 "와!" 하며 환호한다.
그녀는 "다이어트를 했더니!"라며 너스레를 떤다.
26층이다.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선다. 이번엔 “삐”하는 소리가 나온다. 불안하다. 문이 열리자 그녀는 밖으로 나왔다가 바로 탄다.
문이 닫히며 또 내려간다.
다른 일행들이 모두 "오~~~올 !" 한다.
그녀가 손가락 'V'자 표시로 답례한다.
25층이다.
엘리베이터가 또 선다. 이번에도 역시 ‘삐’하는 소리가 난다. 여전히 불안하다. 그녀가 또 내린다. 그리고 다시 탄다.
마침내 그 말이 또렷이 들린다.
'정원 초과입니다. 마지막 타신 분은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녀는 도도하게 말한다.
“여러분, 저는 딱 여기까지 인가 봅니다.
모두들, 안녕히 가십시오!"
모두가 크게 웃는다.
나도 덩달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