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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현 Jan 17. 2024

내가 당신을 왜 사랑할까 연애 7년 차의 회고

 햇수로는 7년 짧지 않은 기간을 연애하고 22살부터 29살까지 내 옆에 있어주던 당신을 보고 항상 느끼던 게 있었다. 처음 만난 날 채팅을 하다 우연이 이야기를 나눴고 그렇게 밤새이야기를 하다가 가까이 산다는 걸 알게 되었고 아침에 만난 그날 난 굉장히 행복했던 걸로 기억해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우리는 만났고 어느 순간 사귀는 것처럼 되었다가 당신이 나보고 우린 무슨 사이야로 빨리 고백하라고 눈치를 줬었지나도 그때 일부러 고백 안 하고 기다렸던걸 서로 알았던 거겠지 그렇게 우린 사귀게 되었지


 사귀고 나서 첫 데이트 때는 아직도 기억 남는 게 데이트로 파김치를 담갔던 기억들이 나네 아직도 신기했어 어떤 커플이 첫 데이트로 김치를 담가볼까 지금생각해도 꽤나 즐거운 이야기야


 그리고 내가 군대를 다녀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었고 전역하고 취업하고 지금에 오기까지 네가 참 힘이 되어준 건 기억에 남아있는 고마움이야


하지만 이런 것들이 너를 사랑하는 이유일까? 충분한 원인이라 말할 수는 있겠지만 결과론적으로 놓고 보았을 때 너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나는 모르겠어


그렇다면 내 옆에 있던 어머니나 친구들도 사랑한다 해야 하겠지 그렇다면 뭘까 그저 매일같이 전화하고 연락하는 거? 아니면 타인이 그냥 내 옆에서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되어줘서일까 아직도 모르겠어


 연애를 오래 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건 인간은 호르몬의 동물이고 내가 나 자신을 점점 더 모르겠다는 거야 어렸을 때는 사실 관계를 가지는데 잘 맞아서 좋았고 내가니 첫 남자라는 사실이 좋았고 내가 너랑 하나 된다는 느낌이 참 행복했어 그런 게 너를 만나면 도파민이 분비되어서 그런 걸까?


 지금에 와서야 이야기할 수 있는 건 7년 연애하면서 내 자랑거리가 있다면 7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너한테 사랑한다 말한 거야 물론 연락을 못하는 날이 있었지 군대 안에서 핸드폰을 못쓰던 날 그렇게 피치 못하게 연락을 못하는 날을 빼면 단 하루도 제외하지 않고 싸운 날도 안 싸운 날도 너에게 사랑해라 말을 했던 것 같아


언어라는 게 가지는 힘일까? 아니면 자기 최면일까 5년이 넘어간 순간 깨달은 건 굳이 관계를 가지는 것보다 너랑 있는 순간에 안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는 거야


 파블로프의 개라고 하지 인지실험에서 반복성에 대한 실험을 반복하여 어떠한 것을 몸에 각인시키는 거 일종의 그런 걸 사랑이라 착각한다 생각했던 적이 과거에는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것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


 마치 그냥 물이 흐르듯이 중력이 존재하듯이 세상을 구성하는 법칙이 존재하듯이 나는 너를 사랑하고 나는 그런 존재감을 느끼고 나를 구성하는 일부분이 네가 된 거지


 사실 나이를 먹고 논문도쓰고 나름 사회에서 사람을 만나보면서 내린 결론은 그거야 나의 아둔한 뇌로는 너를 사랑하는 이유를 정의할 수 없고 모르겠다는 거


 인정할게 나는 네가 왜 좋은지 모르겠어 수많은 수식어와 달콤한 말을 해줄 수는 있지만 그러한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거든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한고 우리의 첫 약속이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한 달 동안 너에게 이야기했으니까 너는 나를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잘 모르는 내가 이런 멍청한 내가 너한테 할 수 있는 말은 얼마 없는 것 같아 지금까지 해온 것들 거짓말 안 하기 있는 그대로 말하기 매일사랑한다 해주기 그것만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사실 이러한 약속들 또한 못 지킬지도 모르고 실패할지도 모르겠네


 그래서 그냥 말하는 거야 이런 부족한 내 옆에 있어주는 너에게 항상 감사하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한테 이 부족한 내가 사랑한다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그냥 여자친구에게 편지를 쓰면서 퇴고하기 전에 있는 그대로의 쓴 글에 의식의 흐름대로 썼기에 완성도가


부족한글이다. 이게 나쁜 건지 좋은 건지 모르겠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 공간에 표현하고 싶었다.


정말 7년을 연애하고 오래 사귀었지만 내가 내 여자친구를 왜 좋아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아둔한 나일까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하고도 정의 내리지 못하다니 그저 버릇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퇴고를 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게 맞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그저 맞춤법 검사를 한번 돌리고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부족한 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저 떠오르는 생각을 적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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