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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당신을 위해 만든 레시피 미나리 메시 롤라티니

by SPE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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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어느 정도 해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단순히 레시피를 보고 따라 하다가 이런 게 더 맛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고 어느 순간이 되면 레시피의 골조만 보고 내식으로 개조를 해서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물론 나 또한 양식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다 아? 이거 가능하려나 싶은 경우가 있었다.


그러던 와중 어느 날 내 여자친구에게 내 오리지널 요리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었고, 나만 해줄 수 있는 요리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 여러 고민을 해서 이 레시피를 만들었다.


당시 생각구조를 떠올려보면


가지와 버섯을 좋아하고 가볍고 야채의 단맛이 나는 토마토소스를 좋아하고 새우를 좋아하고 알리고 치즈감자를 좋아하지 또 향채를 좋아하니까 잘 섞어보면 나올 것 같은데 진짜 말 그대로 저런 생각구조로 자료를 찾았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저 과정자체가 너무나도 즐거웠고 계속해서 자료를 찾았었다. 그러다 우연히, 가지 관련 유럽 요리에서 이탈리아의 롤라티니라는 요리를 발견했다. 거기서 영감을 받아 요리로 골조 자체는 롤라티니에서 출발하였지만 여자친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레시피를 말 그대로 마개조 했다.


당시 기억을 떠올려보면


야채로만 만든 토마토소스를 맛있게 만들기 위해 3~4번 정도 만들어보며 약간 덜 익혀서 야채의 향은 살리고 토마토소스의 맛은 맛대로 나게 하는 레시피를 잡았고 메시드 포테이토를 만들면서 미나리의 향을 살리기 위해 돌 미나리를 사고 감자에도 모차렐라함량을 줄이고 페코리노치즈와 그라나버터노치즈를 반반 넣어 치즈향은 다채롭게 만들며 미나리향을 살리는 중간점을 찾는 시도를 여러 번 했었다.


간이 강하고 향신료를 쓰는 요리를 다포기하고 말 그대로 여자친구의 취향에 200% 맞추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었다.


성공적으로 레시피를 잡은 뒤 여자친구를 집으로 초대했다. 사실 그날 감자칼이 고장 나 칼질로 가지를 얇게 썰려했는데 생각보다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진짜 말 그대로 재료들의 조화를 살리기 위해 하나하나 맛을 보며 최소한의 간만을 하고 메시포테이토 또한 10번 이상 맛을 보며 치즈를 계속 조절했다.


내 생각이지만 논문을 쓸 때도 그렇게 심혈을 기울이진 않았는데 진짜 영혼을 갈아 넣어 요리했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노력했다.


요리를 내오고 먹어본 여자친구는 이거 너무 맛있다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으레 하는 말인 줄 알았다.


사실 그때만 해도 항상 여자친구는 이거 해줘 저거 해줘 하는 경우가 없었고, 내가 해주는 새로운 요리들을 계속 먹어줬는데 처음으로 이요리를 지목해서 두 번 해달라 말을 들었다.


사실 그때 느꼈던 기쁨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행복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오로지 너를 위해 고민한 요리와 하나하나 설명해 주면서 이건 자기를 위해 이런 식으로 했고 이런 고민이 들어가 있어 그리고 이건 이러이러해서 만들었어라는 이야기 자체가 내 여자친구에게는 크나큰 행복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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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란 게 때때로는 당신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만든 인생요리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는 내가 해준 것 중에 뭐가 제일 좋았어?라고 물어보면 롤라티니 직접 만들어준 거!라는 이야기를 한다는 건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고 지금도 나의 큰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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