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ASURE 트레저
KPOP 씬에 올해 데뷔한 보이그룹 중 현직 음악채널 PD의 눈에 가장 확연히 눈에 띈 ‘트레저(TREASURE)’. 트레저가 팬들에게 건네는 ‘Let me treasure you’는 이들의 나이에 맞는 감성과 감정의 표현법의 축약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트레저만의 감성이 KPOP 씬에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이들만의 표현법
곡을 쓰고 작업을 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늘어나고 있고,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직접 가사에 참여하고, 곡에 참여하면 알게 모르게 멤버들의 색깔이 곡에 묻어나곤 한다. 이렇게 묻어난 색깔들이 모여 한 그룹의 팀 컬러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 그룹은 작사에 멤버 최현석, 하루토, 요시가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오렌지'라는 곡은 아사히가 작사와 작곡에 모두 참여하기도 했다. 이들의 색깔을 알아보기 위해 여태 발표한 곡들의 가사와 표현법에 집중했다.
올해 데뷔곡 'BOY'부터 최근 활동곡인 '음(MMM)'에 이르기까지 이들만의 표현법 중 꾸준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나이에 맞는(이 그룹은 막내가 16살이라 소중딩으로 불린다더라. 맏형은 99년생이다.) 직설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나는 곡을 쓰는 사람들은 그 나이 때에만 이야기할 수 있는 표현법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설령 그 표현법이 누군가에게는 서툴어 보이든, 너무 직설적 이어 유치하다는 평가를 받든 그 날을 살아가는 아티스트의 그때 현재가 담긴 가사와 표현법이 좋다. 트레저는 올해 본 많은 아이돌 그룹들 중에서 이런 나의 기준에 확고하게 맞는 아티스트였다.
이들의 가사는 직설적이다 못해 닭살이 돋을 정도다. (적어도 30대인 내가 보기에는) '넌 정말 special treasure', '어디서든 빛나, 너는 나의 여왕', '다른 여잔 쳐다도 안 봐, 내겐 오직 여잔 너 하나', '앞만 보며 뛰는 경주마 난' 하고 싶은 말엔 은유나 비유는 없다. 하지만, 이들보다 한참 어른들이 써준 흉내 낼 수 없는 그 나이 때의 감성이 아닌, 본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내뱉는 듯한 가사가 이 팀의 매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킨다.
KPOP 씬의 NEW 'BOY'
트레저의 데뷔곡 BOY. '너의 BOY가 되고 싶다'는 또 다른 직설법의 표현을 거쳐 강렬한 기타 리프로 이어지는 점이 한 차례 반전이었고, YG에서 선보인 칼군무 아이돌 그룹의 군무가 또 한 차례 반전이었던 곡.
01:17~01:35의 하루토의 저음 래핑에서 방예담의 탄탄한 보컬로 넘어가는 안무 대형의 이동과 01:36부터 이어지는 최현석 센터의 댄스 브레이크 구간이 이 곡을 고조시키는 포인트. 분명 촬영장에서는 준비한 크리스피 크림 글레이즈드 도넛 몇 박스를 설탕 하나 없이 먹어 치운(..) 와글와글 급식들 그 자체였지만, 슛만 들어가면 눈빛이 바뀌고 표정이 바뀌던 프로들이었다! 이 팀은 특히나 멤버가 많지만 멤버 각각이 곡을 표현하는 표정과 퍼포먼스 스킬이 각기 달라 기억하기도 쉬운 팀이었다.
아이돌 클리셰, 교복 '사랑해'
한 달여 만에 돌아온 트레저의 다음 앨범 ‘사랑해’는 KPOP 아이돌의 신인 시절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교복 클리셰를 차용했다. 대만 청춘 드라마가 생각나는 상큼한 반팔 교복에 EDM 선곡으로 BOY와는 또 다른 반전의 연속이었다.
힙합 명가 YG의 닉값, '음(MMM)'
세 번째 컴백은 힙합이었다. 음(MMM)이라는 간결하고도 눈이 가는 제목에 시선이 갔다. 전작과는 다르게 낮게 깔린 비트와 ‘Let me TREASURE you’를 속삭이듯 표현한 도입부, 끼가 충만한 멤버 최현석의 래핑에서 기본기가 탄탄한 방예담의 보컬로 이어지는 데에서 감탄을 하고, 무려 중딩(!) 막내 소정환의 센터 퍼포먼스를 보고 나자.. (결과 : 1일 3 음(MMM) 하는 중)
각기 다른 열두 멤버의 특징이 만든 팀 컬러
우선 이 팀에는 탄탄한 보컬이 많다. 특히나, 케이팝 스타 출신으로 보컬적인 면모를 일찍이 많이 보여줬던 방예담은 물론이고, 박정우라는 흔들리지 않고 단단한 보컬의 소유자가 있어 기대해볼 만하다. 작사와 작곡에 주로 참여하는 멤버로 최현석, 요시, 하루토, 아사히가 있는 것 같은데, 팀에 작사와 작곡에 꾸준히 참여하는 멤버가 있다는 것은 이 세대의 아이돌 그룹의 마케팅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현석은 특히 비디오 관점에서 봤을 때도 끼 있는 표정이 눈에 띄는 데다 제스처와 랩핑에서 나름의 힙합에 대한 해석과 애정이 보여 주목하고 있는 멤버. (촬영 날 별안간 쓰러지는 제스처를 애드리브로 해내는 것을 보고 현장에서 모든 감독님들이 잇몸 미소를 지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하는 내용의 해석을 본인의 스타일로 한 듯..?)
또 다른 제스처 천재들로는 지훈, 준규, 도영을 꼽고 싶다. 셋은 공통적으로 아이돌스러운(?) 제스처와 표정을 0.5초에 한 번씩 보여주는 편인데, 지훈의 경우는 조금은 차분하고 중심을 잡아줄 만한 이미지를 갖고 있고, 준규의 경우는 귀엽고 밝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도영은 까리한(!) 느낌을 잘 내는 멤버다. 공교롭게도 최현석, 방예담, 박정우 등은 성이 있는 활동명을 갖고 있는데, 이들 셋은 왜 이름으로만 활동하는지도 개인적으로는 궁금해진다.
낰낰낰 촬영을 진행하면서 가장 놀랐던 제스처의 천재는 따로 있는데, 바로 디렉이 없었음에도 현장에서 즉석으로 남친 컨셉을 고안해 낸(!) 윤재혁이다.
이 팀에는 특이하게 일본인이 네 명이나 있다. 요시, 하루토, 아사히, 마시호. 한창 KPOP 아이돌 그룹에 중국인 멤버들이 많이 합류하는 추세이다가 요즘에는 일본인 멤버들이 합류하는 추세인 것이 확연히 보이는 멤버 선정. 하지만, 이 팀의 일본인들은 사실 미리 말해주지 않으면 누가 외국인인 지 모를 정도의 딕션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각각 곡 작업에 참여하는 요시와 아사히, 퍼포먼스에 강점이 있는 마시호, 표현력과 표정의 비주얼 멤버인 하루토로 정리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팀의 미래이자 빼놓을 수 없는 막내 소정환이 있다. 소정환은 우리 영상보다는 이번 활동인 '음(MMM)' 뮤직비디오나 활동 영상으로 접하기를 추천드린다. 분명히 이 멤버는 COME TO ME 영상에서는 똘망똘망 그저 귀여운 제 나이의 막내로 보였는데, 음(MMM) 뮤직비디오 후렴구 선공개 클립을 보고 완전히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나이에 비해 성숙한 표현력과 이 멤버가 센터에 왔을 때의 안정감이 놀라웠다. 이 곡은 기본적으로 계속 듣게 되는 좋은 비트에 다른 멤버들의 표현력과 군무가 어우러져 완성이 되는 면이 있지만, 정점은 이 멤버가 찍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변화무쌍한 트레저, 다음 곡은 어떤 장르일까?
벌써 EDM, 기타 연주가 들어간 곡,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 트레저. 심지어는 데뷔 이래로 한 달에 한 번씩 싱글 앨범을 발매하며 끊이지 않는 활동까지 보여주어서 이다음 행보가 궁금해지게 만든다. 여태까지도 반전의 연속이었으니, 또 한 번의 반전을 기대해봐도 될 팀.
음악채널 PD의 눈으로 본 2020 주목할만한 신인그룹
트레저, 엔하이픈, 위클리, 에스파 네 그룹을 리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