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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섯 May 27. 2019

생각 #1

청첩장만 세 개

가끔은 덥다가도 방심하면 서늘함이 찾아오는 계절

찬란한 풍광에 시선이 뺏기다가도 홀로 맞는 밤이 유달리 씁쓸한 요즘


이런 계절이 되면 반가운 연락 뒤

쑥스러워하며 청첩장을 건네는 너희들이 있네


이제는 애써 고민하지 않아도

이런 자리에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너희들은 어떤 어려움과 걱정이 있을지

가늠할 수 있게 되어서 일까


축하와 기쁨은 진심인데

왜 너희들의 기쁨이 내게 쓸쓸함을 남기는 걸까


요즘은 일시와 장소만 보고 접어 두었던

청첩장을 귀갓길에 종종 꺼내어 본다


이주째, 돌아오는 지하철 속

청첩장만 세 개.


행복했으면 하는데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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