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면
조금은 덜 무서울까
죽음을 기다릴 수 있다면
조금은 덜 슬플까
큰 심장 수술 후
쭉 기력이 없으신 할아버지의 모습이
어느덧 놀랍지 않게 되었다
보고 있으면 아려오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나도 모르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그토록 낯설었던 장례식장이
올해는 한 뼘 익숙해졌다
튀어나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던 내가
눈물을 꾹 누르는 법을 자꾸 배운다
장례식장 예절을 찾아보던 지난 날이
유난히 그리워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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