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했냐고 물어봐주는 사람

by 노엘리에

실습을 하고 나면 저녁 먹는 게 늘 고민이었다.

포장을 해 갈지, 아니면 먹고 갈지.

매일 아침마다 고민이었다.


예전에 배달로 시켜 먹었을 때 맛있었던 브런치 가게.

주소가 어디였는지 궁금해서 검색해 봤다.

실습 기관에서 3분 거리였다.


당장 배달의민족 앱을 켰다.

메뉴 사진을 보며 골랐다.


당근 라페 오픈샌드위치가 맛있어 보였다.

사진도 예뻤지만, 당근 라페 맛이 궁금했다.


라즈베리 케이크는 그냥 라즈베리를 좋아해서 먹어보고 싶었다.


샌드위치, 케이크, 바닐라빈 라떼.

퇴근하자마자 전부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갔다.


만족스러웠다.


그 이후로 자주 가게 됐다.

일주일에 2~3번씩.


어느 날, 점심시간에 커피를 사러 갔다.

한창 무화과가 제철이라 무화과 얼그레이 가토가 시즌 케이크겠거니 생각했다.

먹어봐야겠다.


"이건 퇴근하고 가져갈게요. 보관해 주실 수 있나요?"


"직장이 이 근처신가 봐요?"

"네."


그날은 예정보다 일찍 퇴근했다.


"아까 점심때 산 케이크 찾으러 왔어요."

손에는 점심때 산 커피가 아직 들려 있었다. 아직까지도 다 못 마신 게 살짝 부끄러웠다.


실습이 끝나는 날까지

일주일에 2~3번씩 들렀다.


퇴근길에 브런치를 사 가는 게

작은 낙이 됐다.


어떤 날은 일찍 퇴근해서

서점 들렀다가 굳이 돌아가서 브런치를 샀다.


"퇴근하셨나 봐요"

이 인사가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별 거 아닌 인사 같겠지만, 그런 걸 물어봐주는 사람이 드무니까.

그래서 좋았다.


그 인사가 마치 고생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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