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얼룩진 밤

by 노엘리에

오늘 일이 있어서 나갔다.

돈이 들어올 거라 생각했다.


역시 나는 역시나였다.


전전긍긍하며 교통비를 마련했다.

어찌어찌 도착했다.


일을 마쳤다.

원래 시간보다 일찍 끝났다.

개인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문제는 집에 갈 때였다.


예전에도 교통비 없어서 2시간 30분을 걸어간 적이 있다.

이번에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짜증 났다.


무작정 걸었다.


오만가지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거 한다고 돈이 들어오나.

그럴 바에 집에서 글 쓰고 책 읽는 게 낫지 않나.'


1시간을 걸었다.

다리가 아팠다.


진짜 화났다.

돈도 없고, 폰도 정지되고, 걸어야 하고.

배도 고픈데 먹고 싶은 걸 사 먹을 수도 없다.


이전에 2시간 30분을 걸으면서

절대 걷는 일은 안 만들어야지 했는데 또 이렇게 됐다.

걸으면서 계속 생각했다.


'이건 억울한 게 맞지 않나?

한 달 동안 급여를 못 받은 건 내 탓이 아니잖아.'

원망, 억울함 같은 감정이 올라오니까 회피하고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다.

침대에만 누워서 핸드폰만 보면서

언젠가 될 거라는 가능성에 중독되고 싶었다.

미쳐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힘들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게 맞나?

그러면 뭐부터 해야 되는 게 맞지?


당장 내일의 교통비도 걱정해야 되는데,

이 걱정만 없어도 적어도 웃을 수는 있다.


그런데 걱정은 없어지지 않는다.

내일도 교통비를 마련해야 한다.


미리 대비해야 그래도 마음이 편할 것 같은데 말이지.

그런데 대비할 돈이 없다. 암울하다.


오늘은, 무사히 잠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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