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가 찾아오면 여성의 몸은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다행히 가볍게 큰 불편 없이 지나가면 좋지만 그렇지 않고 많은 불편한 증상들로 고통을 겪으며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글에서는 갱년기 장애 중 불편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불면증, 여성에게 더 많은 이유
불면증은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많다. 특히 폐경 전‧후 갱년기 여성은 급격한 호르몬 변화 탓에 불면증을 더 많이 겪게 된다.
지난해 대한폐경학회가 실시한 폐경 질환 인식 및 치료 실태 조사에 따르면, 여성 갱년기 증상 중 불면증 등 수면장애 경험 빈도가 58%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수면장애로 인해 여성들의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증이 심하면 쉽게 수면제를 찾게 된다. 수면제는 일시적으로 잠에 빠지는 것을 돕지만 약물의 내성, 의존, 금단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불면증이 있으면 수면제에 의지하기보다 올바른 수면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갱년기 불면증을 한의학적으로 접근할 때는 개개인의 원인 분석을 시행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심장에 열이 많아서 가슴이 벌렁거리는 증상을 동반하게 되고, 어떤 사람은 열증이 너무 많이 올라와서 잠에 못 드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한방 처방은 개개인의 몸의 상태를 파악한 후 다른 처방이 들어가는 것이 강점이다.
따라서 땀이 나고 열이 나고 가슴이 벌렁거리는 등 갱년기에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증상들에 대한 종합적인 치료가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위장과 코가 수면의 깊이를 좌우한다
사람이 낮에는 정신이 맑고 밤에는 피곤하여 누우면 잠이 와야 하는데 불면증 환자는 오히려 정신이 또렷하고 생각이 계속 나면서 잠을 못 자게 된다. 이런 현상을 동의보감에서는 ‘사결불수(思結不睡)’라고 표현하고, 생각이 많은 것은 비장(脾臟)과 관련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불면증의 입면 장애는 과도한 생각, 걱정, 스트레스로 인해 각성이 계속되는 것인데, 이것을 해결하려면 위장을 비롯한 소화기관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즉, 교감신경이 항진된 상태일 때, 속을 편하게 해서 이완시키는 처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동의보감에 “위불화즉와불안(胃不和則臥不安)”이라고 하여 위가 편하지 않으면 잠을 편하게 자지 못한다고 했다. 속이 불편하면 자다가도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워 편히 눕지 못하고 잠을 수시로 깨게 된다.
수면유지장애 환자들은 실제로 속이 불편해서 깨는 경우도 있고, 본인은 속이 불편한지 잘 모르지만 자세히 문진 해보면 위장기능이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코가 안 좋아서 수면 중 코가 자꾸 막히거나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잠을 깊이 못 자고 꿈을 많이 꾸게 된다. 속이 편하고 코가 편해야 잠을 깊이 자게 된다.
위장병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면 환자분들로부터 ‘위장병을 치료하고 속이 편해져서 그런지 요즘 잠을 잘 자게 되었어요’라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평소에 예민한 분들이 소화불량 증상이 자주 나타나고, 작은 정서적 자극에도 잠을 못 자고, 더 많이 고민하게 된다. 특히 갱년기 여성들에게는 특유의 갱년기 열감과 역류성 식도염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럴 때 가슴이 답답하고 화끈거리는 작열감이 있으며 상열로 인해서 체열이 떨어지지 않고 잠들기 어려워진다. 마치 열대야도 아닌데 열대야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다 보면 우울증에도 쉽게 빠지게 된다.
따라서 먼저 속을 편하게 해서 마음이 안정되게 하고, 코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여 호흡을 편하게 해서 불면증을 개선해야 한다.
_ 낮잠을 피하고 낮 시간 활동하면서 햇빛을 쬔다. 멜라토닌이 합성되어야 수면에 도움이 된다.
_ 운동은 빨리 걷기, 달리기 등 가벼운 종목을 규칙적으로 하고 잠들기 5시간 전에 마친다.
_ 수면을 방해하는 알코올과 커피, 초콜릿, 탄산음료 등 카페인 음식의 섭취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_ 저녁식사에 과식을 하지 않는다.
_ 잠들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다.
_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시간은 반드시 정하고, 그 기준에서 2시간 이상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_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무리하게 잠들려 애쓰지 말고 책을 읽는 등 다른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다시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