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기울 무렵, 나는 서른이 되었다

by 옆길

꾸준히 올리려던 나의 글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나의 이야기를 꺼내고자 한다.


일본에서의 근무는 어느새 해가 기울어 가는 듯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느낀 순간 미래에 대한 또 다른 불확실성이 눈앞에 놓여 있었다.


다만 예전처럼 불안하거나 힘들지는 않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놓인 마음가짐일 것이다.


2025년, 유난히 버거웠던 일상 속에서 성숙해진 내가 해야 할 일은 어제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간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앞자리가 3으로 바뀌었다.

나에게는 꽤 큰 변화였다.

20대의 나를 떠나보내고 30대의 첫 막을 올렸다.


의외로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오히려 30대의 나는 20대의 나보다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의 나는 힘듦도, 슬픔도, 행복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해 늘 버거워했다면 그 시간을 묵묵히 견뎌낸 나는30대에 들어서며 감정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다. 마치 바람이 스치듯 말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 벚꽃과 함께 봄이 올 무렵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새로운 팀을 만나 새로운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여전히 일본에서 지금의 일을 이어가며 어떻게 더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 큰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흘러가는 대로 모든 감정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다.


그러다 보면 결국 마주하게 되는 건 가장 진심 어린 ‘나’가 아닐까 싶다.


지금 유난히 힘들어하고 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착한 사람들은 가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가장 큰 상처를 받곤 한다.

믿었던 만큼 마음이 갈리고 그럼에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스스로를 원망하게 된다.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람을 믿고,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요즘 세상에서 참 드물기 때문이다.


어떤 위로가 맞을지 위로에 서툰 내가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말만은 해주고 싶다.

지금의 이 일이 앞으로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보다 더 큰 일도, 더 버거운 순간도 찾아올 수 있다.

그리고 그때의 우리는 지금의 아픔을 희미하게만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부디 지금의 시간을 잘 지나가기를 바란다.


애써 더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을 내려놓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노력했고 이 상황을 잘 견뎌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행복을 위해, 앞으로의 자신을 위해 조금만 더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내가 그렇게 버텨왔기에 당신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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