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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Oct 25. 2022

편리하면서도 누군가에겐 이상하게 더 복잡한 것들.  

키오스크. 네이버 톡톡. 인터넷 쇼핑. 인터넷 뱅킹.

코로나 전후로 키오스크가 늘었다. 40대 중반인 나는 키오스크가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편리한 측면이 큼) 우리 부모님 세대는 낯설고 망설여지시는 것 같다. 도서관 문화센터 등에 단기 특강으로 '더 이상 키오스크 두려워하지 마세요.' 란 강좌까지 열렸다.


인터넷 쇼핑으로 물건들을 구입하고 있지만 아이 옷이나 운동화, 가전제품을 고를 때 (종종) 피로도를 느낀다. 무수히 많은 물건들, 광고와 랭킹, 다 살피고 고른 옵션들..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여러 개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선 그 복잡도가 증가한다.


겨우 골라서 들어갔고 이름과 번호, 사이즈, 색깔까지 정하고 옵션으로 들어가면 품절이라고 한다. ㅠㅠ 다시 마우스를 움직여 고르기 시작.


(실수할까 봐 몇 번 확인. 애들 사이즈는 크게 나온 것도 있고 외국상품은 사이즈가 또 다르다. 신발은 발 볼이 좁게 나왔는지 길이도 알아야 하고.... 은근히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다.)  


쇼핑 더보기 (54,268??) 대충 여기에서 고를란다. 거기서 거기겠지.


그저께 아이 운동화를 고르는데 한참이 걸렸다.

아이가 기존 상품이랑 똑같은 것으로 골랐으면 좋겠다고 해서 비슷한 가격대에 끈 조절이 다이얼로 되는 것을 찾긴 했다. 그런데 사이즈가 없거나 색이 없거나 운동화의 장단점까지 고려하자니 이건 멘붕이 오는 거다.


운동화 하나 고르는데 이렇게 복잡하고 선택지가 많다니..

차라리 2~3개에서 고르고 싶었다. 색깔도 재질도..

높이도.. 아이랑 가서 고르면 좋은데 아이가 바쁘다. ㅠㅠㅠ


얼마 전 시어머님께서 버스 타고 마트 가셔서 과일을 고르고 집배송을 시키셨단다. 막상 꺼내보니 얼었다가

녹은 과일을 잘못 사셨고 교환을 하려고 사이트를 찾으셨단다.


AS는 네이버 톡톡과 유사한 채팅 서비스로 이용하라는 메시지가 왔고 여러 번 시도하셨으나 결국 포기하셨다고... (어머니께는 낯설고 복잡한 그 무엇이었던 거였다.)

결국 교환 기한이 지나서 몇 개만 드시고

몽땅 다 버리셨다고 했다. 


70 이 되신 시어머님 세대는 전화로 소통하는 게 훨씬 더 편하실 텐데.. 이미 시스템은 바뀌었고 마트도 멀어서 (차 없이) 과일을 들고 교환하러 가실 수도 없는 상황.

포기밖에 답이 없으셨나 보다.

시어머님의 속상한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이 찡했다.


우리 부모님도 아직은... (내가 인터넷 뱅킹이 훨씬 더 편하다고 말씀드려도 보이스 피싱 등 위험요소가 걱정되시는지..) 아직 인증서를 깔지 않고 전화로

계좌이체하시거나 직접 은행을 찾으시기도 한다.

(심심치 않게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으시니

그 불안함도 이해가 된다.)


아는 지인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했는데 여러 개 묶음 상품인지 모르고 급하게 10개를 주문했고.. 집 앞에 박스가 가득 와 있었다고..(문을 못 열 정도)  

필요한 양의 약 10배가 와서 만나는 지인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교환 배송비도 만만치 않았음.)


나도 귤인 줄 착각하고 (금귤인 낑깡을 주문해서) 실물 보고 깜짝 놀란 기억이 얼핏 난다.


편리한 건 분명 맞는데 당황스러운 상황들이 있고

(수많은 옵션 선택지 앞에) 오히려 결정장애가 생긴 것 같다.


더 편리해지고 경제적인 것도 맞는데 복잡하고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건 기분 탓일까?

#키오스크 #인터넷쇼핑 #인터넷뱅킹 #네이버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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