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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Nov 17. 2022

성격의 다양성이 아름답다.

지인의 소신, 아들의 MBTI, 다름은 때론 매력이다.

수능날 어렵게 휴가를 내신 동네 분과 만났다.

감사하게도 어렵게 낸 휴가 시간 중에 나와의 시간도 있었다. 또래 아이들을 기르고 있어서 공감되는 이야기들을 하다가 그녀 직장에서의 어려움도 나눠주셨다.


대강대강 쉽게 쉽게 처리하고 신경 쓰지 않으면

일찍 퇴근할 수 있는 직업이나...

항상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시는 성격이셨다.


1년 후에 다른 부서로 가면 그만이라는 마인드가 아니라 진심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애쓰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일일이 서류들을 꼼꼼하게 보고 검토하다 보니.. 과중한 일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눈 속임으로 속여서 나랏돈을 얻어내려는 사람들을 걸러내는 일. 그러다 보니 어려움에 처하는 일도 종종 있으셨다.

(평소 겸손하고 배려심 많으신 분이라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신 말씀은 아니었는데

듣다 보니 참 곤란한 일들이 많으신 걸 알게 되었다.)


원칙을 지키며 일하다 보니 불이익도 많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자신의 양심상 모른 척 넘어가지 못하겠다고.. 평소엔 조용하시고 여리신 분이신데... 옳지 않은 것에 절대로 타협하지 않으시는 모습이 어찌나 멋지던지..


MBTI 이야기도 나왔는데 j와 p라는 차이가 있었지만 역시 비슷한 면들이 많음을 느꼈다. 그분의 정의로움, 타협하지 않는 정직함이 닮고 싶었다. 소신 있게 밀고 나가시는 면을 보면서 배웠다.



세 아이 중 유독 둘째와는 생각하는 방식과 느끼는 것들이 달라서 신기했었다. 둘째는 초등, 중학교에서 총 3번 검사를 했었는데 항상 INTP 가 나왔다고 했다.


인구 당 차지하는 퍼센트가 적은 유형으로 논리적인 사고, 자기만의 생각을 고수(몰두)하는 타입이라고 한다.

지적인 것에 흥미가 있고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편.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자유로움, 항상 아이디어로 가득 찬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만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잘 바꾸지 않는 면들이 다듬어져야 할 것 같다. (훈육할 때 아이를 이해시키는 부분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어릴 때 아들이 친할머니 생신에 편지를 썼었다. 장난도 아니고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인 것을 알지만.. 혹시나 하도 엉뚱한 아들이라 슬쩍 점검만 해봤다. "할머니. 생신이라 좋아요. 이번에는 신기하게 추석이랑 생신이 겹쳐서 편하고 한 번에 하니까 참 좋네요."


화들짝 놀라서... 아들에게 "할머니는 섭섭하시지 않을까" 물었다. 어렸던 아들은 의아해하면서 "왜요? 축하편지잖아요."

전혀 악의가 없는 순수한 표정.

"할머니는 너희를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보면 더 좋아하실 텐데... 혹시라도 네가 할머니를 한 번만 보니까 좋고 편하다고 쓴 거라고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어린 아들은 깜짝 놀라서 당황한 표정으로 놀랐다. "엄마. 나 다시 쓸래요. 할머니 많이 섭섭하실 수 있겠어요. 난 그런 게 아니었는데..."


"알지. 엄마는 아는데 이 편지로만 보면 딱 오해하기 좋지. ㅋㅋㅋ"


독서모임 리더 선생님께서 자신도 INTP인데 지적인 호기심이 많고 한 가지에 몰두하면 주변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집중한다고 한다. 다만 타인의 지적이나 비난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고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부분이 많이 훈련되었다고 했다. 맞다. 자신을 알면 변화가 가능해진다.


다양한 성향을 이해할 수 있다는 면에서 요즘 유행하는 MBTI의 장점이 있는 듯하다. 그 유형 안에서도 각자의 개성과 고유성이 있으므로 한 가지 유형으로 쉽게 사람을 평가해선 안 된다.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보완점을 알고,

타인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는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용한 측면이 있다.

상대방이 고의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만

알아도 오해, 갈등과 화는 줄어들 테니까.


우리 집 식구들은 모두 I 성향이 공통적이다.

막내와 나, 큰 아이는 I와 E 가 큰 차이는 없어서

애매하긴 하다.

(가족끼리의 소박한 여행을 좋아하지만

자주 가는 것보다는 분기별로 가도 충분히 즐겁다.)



E 성향 여동생은 우리 집에 전화하면 항상 놀란다. 


동생: "언니. 집에 아무도 없어? 애들 뭐해? 형부는?"

나: "다 각자 자기 쉬면서 무언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다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겨."


동생: "언니. 진짜 신기하다. 애들 안 심심하대?

다들 혼자서 뭐 한대?"


나: "왜 심심해? 다들 뭔가 하고 있을 걸? 혼자만의 시간에.. 각자 좋아하는 거 한 두 개씩 있지."


동생: "소음이 하나도 없어서 아무도 없는 줄 알았어. 하하. 신기하다. 근데 형부는 뭐해?"


나: "형부는 아마 컴퓨터 하고 있을 걸. 거실에서.. 난 침대 ㅋㅋㅋㅋ"


동생: "언닌. 맨날 침대더라? 암튼 신기해."


#MBTI #성격유형 #다양성 #성격 #가족 #다름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189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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