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난감한 질문, 딜레마 토론 같은...
뜬금없는 질문, 논쟁(딴지 포함)을 좋아하는 아들?
차 안에서 군대 얘기가 나왔고 전쟁, 종식, 통일 등에 대해 묻는 아들.
아들: 사람을 죽이는 건 살인이잖아. 전쟁이 일어나면 적을 죽여야 하고..
나: 그렇지. 전쟁에선 허용되긴 하지.
아들: 엄마랑 적군 1:1로 총을 겨누고 있다면 엄마는 어떻게 할 거야?
나: (고민하는 시간) 음... 엄마가 총을 잡고 있고 내가 안 쏘면 상대가 나를 쏘는 상황이라면...? 어렵다. ㅠㅠㅠ
아들: 엄마는 종교가 있지? 전쟁 중 살인죄 적용은 안 되어도 하나님께는 살인인 거지?
나: 응. 엄마도 죽음의 고통도 두렵고 그렇다고 살인을 하고 잘 살 자신도 없어. 아. 어렵다. 딱 우리 둘만 있다면...? 머리로는 엄마가 죽는 게 옳다고 생각해.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의 측면에서... 상대방의 구원 여부를 모르니까 믿음이 있는 엄마가 죽는 게 맞다고 생각해. 그 사람이 구원받지 않은 상태라면 내가 그 기회를 뺏으면 안 되니까.
근데 막상 그 상황 되면 엄마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결정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순 없을 것 같아.
그런데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하고 싶어.
아들: 아...
나: 가봐야 알긴 하지.
나: 그런데 상대가 총을 너희들에게 겨누는 상황이라면.. 엄마는 100 프로 고민도 못하고 상대에게 총을... 난 정말
바로 그럴 것 같아. ㅠㅠㅠ
아들: 아... 엄마 목숨보다 우리가 소중해서 그런 거야?
나: 어차피 너희 없이는 못 살 것 같아서.. 아니... 모르겠어.
엄마가 고민할 생각 자체도 못하고... 망설이지도 않을 것 같아. 너희 만큼 엄마 목숨도 소중해. 덜 소중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이 (아예) 작동을 안 할 것 같아.
평소라면 압박 질문 들어오는데
오늘은 더 이상 묻지 않는 아들.
내가 너무 진지하게 답을 했나...?
#아이의질문 #전쟁 #살인 #죽음 #딜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