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소리를 들었다. 그게 뭐라고..
장애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를 만났다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도 유독 세 친구가 나를 좋아했다.
나를 알아보고 손을 내밀며 파이팅을 하거나
내 옆에 앉는 일도 있었다.
발달장애, 발달지연이 있는 친구들이었다.
우연히 산에 가다가 마주쳤는데 한 아이는
나를 알아보고 웃으며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나도 같이 미소 짓게 하는 그 아이의 밝은 표정.
'내가 뭐라고 좋아해 주지?'
난 그 아이에게 준 것이 없었다.
복도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20 대 발달장애 여성이
왔다 갔다 했다. 나랑 눈이 마주쳤고 내가 손짓하며
말을 걸었다.
"저기요. 여기 같이 앉을래요?"
그녀는 씩 웃으며 물어본다.
" 어머머. 왜요?"
나: 같이 앉고 싶어서요.
그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내 옆으로 온다.) 진짜요?
나: 네. 그래도 되죠?(손으로 내 옆 자리를 안내했다.)
그러고 싶으면 저랑 같이 앉아요.
그녀: (아이 같이 크게 웃는 그녀). 하하하.
내 옆 자리에 왔다. 내 얼굴을 가끔 쳐다본다.
내가 눈을 맞추면 피한다.
꽃다운 20대 중반의 그녀. 긴치마에 샌들 사이로 분홍 매니큐어를 바른 발가락이 보인다. 화장은 안 했다.
나: 신발이랑 치마가 잘 어울려요.
그녀: 하하하. (다시 나를 본다.) 예뻐요?
나: 네. 잘 어울려요.
그녀: 정말요? 하하하. 예뻐요?
나: 네.
그녀: (얼굴까지 붉어지며 행복해한다.) 하하하.
이름과 나이를 물었다. 그녀는 당황하여 가만히 있었고
나이를 몰라서 어리둥절하는 것 같았다. 손가락을
펼쳤다가 접었다가 '어... 어... 내 나이는... 어...'
좌절과 난감 사이를 오가는 표정.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나: 여기 자주 와요?
그녀: 네. 아빠, 엄마랑 와요.
사실 나이와 이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예배가 끝나고 그녀를 쳐다보며
그녀: 나 엄마한테 가요. 안녕!
나: 잘 가요. 다음에 또 봐요.
한 번은 엘리베이터에서 장애가 있는 어떤 여성분이
나를 보고 웃었다. 그녀는 엄마와 함께였다.
그녀는 내 쪽으로 손을 내밀었고 그녀의 엄마는
나직한 말투로 그녀에게 '하지 마라. 그러는 거 아니야.'
라고 하시며 나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이셨다.
내가 얼른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그녀는 나보다 젊어 보였지만 반말을 하는 게 미안해서
그녀의 어머니께 그녀의 나이를 물었다.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 아. 나이요?
나: 네.
그녀의 어머니: 얘는 46살이에요.
나: 정말요? 동안이셔요. 저는 저보다 많이 어린 줄 알았아요. 저보다 2살 언니시네요. 언니.
우리는 그들을 아이처럼 대하며 말을 할 때가 있다.
나와 같은 성인이다. 어려 보이고 부모를 따라다니지만
나도 그분들을 아이처럼 대할 필요는 없다.
문이 열렸다.
그녀의 어머니는 딸과 내리시며 나를 향해
한 마디를 하셨다.
"손 잡아줘서 고마워요."
그들이 떠난 자리엔 어머님 목소리가 남았다.
'손 잡아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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