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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Jan 03. 2023

고맙다 소리를 들었다. 그게 뭐라고..

장애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를 만났다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도 유독  친구가 나를 좋아했다.

나를 알아보고 손을 내밀며 파이팅을 하거나

내 옆에 앉는 일도 있었다.

발달장애, 발달지연이 있는 친구들이다.


우연히 산에 가다가  마주쳤는데 한 아이는

나를 알아보고 웃으며 다가와 손을 밀었다.

나도 같이 미소 짓게 하는 그 아이의 밝은 표정.

'내가 뭐라고 좋아해 주지?'

난 그 아이에게 준 것이 없었다.


복도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20 대 발달장애 여성이

왔다 갔다 했다. 나랑 눈이 마주쳤고 내가 손짓하며

말을 걸었다.

"저기요. 여기 같이 앉을래요?"

그녀는 씩 웃으며 물어본다.

" 어머머. 왜요?"


나: 같이 고 싶어서요.

그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내 옆으로 온다.) 진짜요?

나: 네. 그래도 되죠?(손으로 내 옆 자리를 안내했다.)

그러고 싶으면 저랑 같이 앉아요.

그녀: (아이 같이 크게 웃는 그녀). 하하하.

내 옆 자리에 왔다. 내 얼굴을 가끔 쳐다본다.

내가 눈을 맞추면 피한다.

꽃다운 20대 중반의 그녀. 긴치마에 샌들 사이로 분홍 매니큐어를 바른 발가락이 보인다. 화장은 안 했다.

나: 신발이랑 치마가 잘 울려요.

그녀: 하하하. (다시 나를 본다.) 예뻐요?

나: 네. 잘 어울려요.

그녀: 정말요? 하하하. 예뻐요?

나: 네.

그녀: (얼굴까지 붉어지며 행복해한다.) 하하하.


이름과 나이를 물었다. 그녀는 당황하여 가만히 있었고

나이를 몰라서 어리둥절하는 것 같았다. 손가락을

펼쳤다가 접었다가 '어... 어... 내 나이는... 어...'

좌절과 난감 사이를 오가는 표정.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나: 여기 자주 와요?

그녀: 네. 아빠, 엄마랑 와요.


사실 나이와 이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예배가 끝나고 그녀를 쳐다보며

그녀: 나 엄마한테 가요. 안녕!

나: 잘 가요. 다음에 또 봐요.



한 번은 엘리베이터에서  장애가 있는 어떤 여성분이

나를 보고 웃었다. 그녀는 엄마와 함께였다.

그녀는 내 쪽으로 손을 내밀었고 그녀의 엄마는

나직한 말투로 그녀에게 '하지 마라. 그러는 거 아니야.'

라고 하시며 나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이셨다.


내가 얼른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그녀는 나보다 젊어 보였지만 반말을 하는 게 미안해서

그녀의 어머니께 그녀의 나이를 물었다.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 아. 나이요?

나: 네.

그녀의 어머니: 얘는 46살이에요.

나: 정말요? 동안이셔요. 저는 저보다 많이 어린 줄 알았아요. 저보다 2살 언니시네요. 언니.


우리는 그들을 아이처럼 대하며 말을 할 때가 있다.

나와 같은 성인이다. 어려 보이고 부모를 따라다니지만

나도 그분들을 아이처럼 대할 필요는 없다.


문이 열렸다.


그녀의 어머니는 딸과 내리시며 나를 향해

한 마디를 하셨다.


"손 잡아줘서 고마워요."


그들이 떠난 자리엔 어머님 목소리가 남았다.

'손 잡아줘서 고마워요.....'


#관계 #미소 #고마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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