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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Dec 10. 2022

난 감상문 싫은데.. 그래?  엄마도 쓸게.

아이가 싫어하면 나도 한번 해본다. 슬픈 아일랜드를 읽고...

아이들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둘째와 막내의 엄마로 참여하고 다른 엄마들도 함께 간다. 리더 선생님은 워낙 책을 좋아하셔서 모유 수유하시면서도 책을 들고 읽으셨을 정도로 책을 사랑하시는 분이다.

두 어머님들도 항상 책과 함께 하셨던 분들.


아이들이 책을 읽고 감상문을 적어낸다. 

나도 함께 책을 읽고 있지만 막상 내가 쓴 감상문을

아이들과 어머님들, 선생님이 계신 곳에 내놓기는 어딘지 민망했다.


아이들은 엄마들의 글을 유심히 듣는다. 

그리고 인상 깊은 부분을 말해주고 궁금한 것도 물어본다.

사춘기 아이들이라서 말수는 적고 조용하지만..

지난번 한 친구가 감동받았다고 해줘서 고마웠다.


선생님의 글과는 달리 나는 아주 쉽게 쓰고 아이들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

'아. 그래. 나는 아이들과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글을 쓰면 된다.

글 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게 중요해.' 

이런 마음으로 글을 써서 읽을 예정이다.


슬픈 아일랜드는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중에 감자 역병과 전염병으로 비참하게 생활하는 아일랜드의 역사 이야기다. 세 아이의 생존 이야기로 어렵지 않고 쉽게 쓰였다.

게다가 페이지 수도 적다.




슬픈 아일랜드  감상문                       엄마 프레즌트


 전염병과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아일랜드 가정의 이야기. 가장 어려운 때에 태어나 성장하지 못하고

죽어간 아가 브리짓. 엄마가 아빠를 찾아 떠난 후

어린 동생들을 책임지며 엄마 역할을 해야 했던 에일리.

자신도 어리지만 살갗에 피가 나면서도 먹을 것을

구해 왔던 남동생 마이클.

부모가 부재한 상황에 갑자기 낯선 사람들이

들이닥치는 위기 속에서 마이클이 꾀를 내서

상황을 모면하기도 한다.      

 

 잠들기 전 엄마의 흐느끼는 소리, 브리짓(아픈 아가)이 기침을 하며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들은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우리를 도와주세요.

어서 이 끔찍한 밤이 지나가게 해 주세요.” (17p)     

 엄마는 자기 전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일랜드의 평화롭던 시절..


자신의 어린 시절 생일날 받은 선물 꾸러미.

굶주림과 불안이 가득한 세상에서도 아이들은

엄마의 이야기에 잠겨 현실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엄마는 아빠를 찾아 떠나고.. 페기와 마이클은

엄마가 부재한 상황 속에서도 이야기를 찾는다.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기도 했고

안정감을 누리게 해주는 마법과 같은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전염병으로 죽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다. 갈 곳이 없어 남아있는 사람들은 수용소로 가야만 했다. 에일리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자신의 선택으로 동생들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어린 에일리는 “엄마가 계셔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민하다가 수용소가 아닌 이모할머니들에게 가기로 결단한다.   

   

 아이들은 죽어있는 시체를 만나기도 했고 물고기를 잡아먹거나 개에 물리는 사고를 당하기도 하면서

순간순간 어려움을 이겨낸다. 폭풍이 우르릉 대는 상황에서도 마이클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천둥이 칠 때면 “내 공격을 받아라.”  

번개가 칠 때는 “내 칼로 너를 베어 버리겠다.”

아이들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어린 페기도 이야기에 살을 붙인다. (109p)


그러다 비가 쏟아졌고 아이들은 입을 벌려 물을 받아 마셨다. 아이들은 연약한 존재이지만 두려움을 하나의 놀이로 전환시킬 줄 알고 빗물을 입 벌려 먹으며 웃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마이클은 담요를 벗어던졌다.


그리고 동쪽 하늘에서 밝아 오는 빛을 받으며 을 췄다.

마이클의 몸을 씻어 내린 빗물은 흙탕물이 되어 사방으로 튀었다.’(110p)

이럴 땐 어른들은 지치고 비참해지지만 아이들은 신나서 뛰놀 수 있다.

놀이로 승화시키는 아이들은 낮에도 걸을 수 있었다.      

 

 페기가 열병에 걸렸을 때 마이클은 가시덤불에 걸린 젖소를 발견했고 에일리와 함께 젖소의 피를 받아 끓여서 페기에게 주게 된다. “언니. 물 좀 줄래? 나 목이 말라. “ 하며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자 에일리는 페기를 무릎에 앉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을 맞추었다.


에일리는 페기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들려주면서 페기가 얼마나 착한 아이인지 계속 칭찬했다.(128p)

아이들은 엄마가 자신들이 아플 때 해줬을 법한 노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129p~130p)   

이렇게 이야기는 위기의 순간에서 힘을 발휘하고

기쁨의 순간, 위로의 시간 속에서 등장하는 적기 손님이다.   

 

 우리나라는 35년간의 일제강점기의 상처와 고통이

여전히 남아있고 그 흔적들을 지우려는 노력들이

있어왔다. 아일랜드는 700년이 넘게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고 하니 그 고통의 기억과 대를 이어온

비참했던 이야기들은 얼마나 많았을지...


그들의 이야기를 사랑스럽고 순수하지만

누구보다 강인하고 용감했던 세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의 시각에서 구성된 스토리가 하나로 이어져 역사적인 사건 이면의 그 무엇, 인간의 감정들도

함께 들여다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나보다 더 빨리 감상문을 썼다.
글쓰기가 약간 귀찮아도 쓰고나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감상문 #슬픈아일랜드 #엄마의글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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