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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Jul 26. 2022

공감과 위로만큼 중요한 이것

이번엔 내가 틀렸다. 몰랐다. 남편 생각에 공감하게 된 사연

자녀를 기르다보면 부부간에 의견충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도 나도 서로 양육받은 스타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서로 조율하면서 중요한 것들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는 부모님이 굉장히 따스하시고 혼을 내지 않으시는 분이셨고 상대적으로 남편은 아버지께서 엄하시고 지적 받는 분위기에서 자랐다. 이렇게만 보면 우리 부모님이 더 나은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나는 부모님이 가엽다는 생각을 종종 했고 (개인적인 성향 탓도 있지만)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려야한다는 (이상한) 부담감이 있었다. 나 같은 경우엔 내가 피아노를 배우면서 힘들다고 하면 부모님은 한두번 말씀 하시곤 그만두게 하셨고 남편의 경우는 지속력있게 꾸준히 해왔던 경험들이 많았던 것 같다.


다행히 남편은 물론 나보다는 엄격하지만 (어린 시절 본인이 양육 받은 것과는 달리) 비교적 아이들에게 이성적으로 말하고, 감정적으로 훈육하지 않는 편이다. 나는 허용적인 면은 있지만 꼭 해야하는 것은 부모님과 달리 좀 더 해보도록 어느 정도 푸시를 하고 있다.


우리 둘째는 신기하게도 훈육하는 상황에서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웃음을 짓거나 다른 이야기로 회피를 하여 더 혼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이는 그 상황이 불편하고 싫어서 분위기를 전환하고 싶었던 걸까?) 진지한 상황에서 갑자기 웃긴 이야기를 하려 한다거나 적절치 않게 느끼지는 이야기를 하여 남편도 나도 더 화가 났던 일도 있었다. (나와 다른 아이만의 코드를 이해하면 화가 덜 나는 거였다. 오해한 것을 알면 너무도 미안해지고 속상했다.)



나는 아이를 혼내는 게 몹시 힘들다. 그래서 인내라는 이름하에 굉장히 도를 닦 듯이 참는 편이다. 끝까지 참으려 하는 상황에 아이가 장난을 치면 너무 화나고 속상해서 눈물이 난 적도 있다. 그리고 혼을 내고 훈육을 한 후엔 너무 빨리 풀려고 한다. (아이가 상처를 받았을까 불안해하면서.. 이것도 심하면 병이다.)




남편이 어느 날은 이런 말을 했다.


'큰애랑 막내는 당신 방법이 맞을지 모르겠는데 둘째는 나랑 비슷한 면이 많아서 말이야...

혼내면 아이가 기분이 안 좋고 혼자 있고 싶어져. 아이에게 그 시간을 주면 좋겠어.

아이는 엄마의 위로건 공감이건 지금 당장은 들리지 않아. 아이가 마음이 풀어지면

스스로 방에서 나와서 말을 걸거야. 그때 공감하고 위로해주면 되는 거고.'


몰랐다.


나는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고 우리 관계를 빨리 회복해서 편안해지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아이의 속도와 아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나름 최선의) 방법으로 접근하였다.


나는 내가 남편보다 다정하고 부드러운 양육자라고 생각했다.

또 남편은 아이 마음을 풀어주는 것을 못하고 내가 훨씬 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착각했다.


그 부분에서 만큼은 내 방식이 옳다고 믿어 왔었다.


근데 상대방의 말을 듣다보면 훨씬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거였다.


아이에게 물어봤다.


'너는 엄마가 혼내고 나서 안아주고 위로해주는 게 좋아? 아니면 조금 기다려주는 게 나아?'


아이는 아빠의 방식에 끄덕였다.


공감은 말과 행동으로 전달되는 거 같지만 사실 기다려줌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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