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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Jul 31. 2022

사람은 변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심리학에서도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해요. 타고난 기질은 그렇다고 해도 습관이나 성격을 바꾸는 것도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소시오패스나 나르시시스트 등 성격장애를 겪는 극소수의 사람들에 대해선 변화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극단적인 성격장애를 제외한다면 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의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 친구 중 굉장히 부정적이고 항상 힘들다도 아닌 괴롭다는 소리를 달고 사는 친구가 있었어요. 

항상 표정도 어두웠던 친구에요. 


몇 년만에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어딘지 달라진 친구. 그 사이에 온화한 남편을 만나 안정된 결혼 생활을 하였고 종교생활도 하게 되었더군요.

그 친구랑 대화를 하면서 무언가 빠졌다 무언가 달라졌다는 인상을 계속 받았습니다. 

만날 때마다 나왔던 '괴롭다' 는 한숨섞인 말이 완전히 없어졌던 겁니다. 

그 친구는 항상 무언가를 시작할 때도 안 될 것을 생각했고 걱정과 고민이 많았던 친구였거든요. 


저는 특히 (아이들을 종종 만나기에) 아이들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게 됩니다. 


소그룹에 친구를 비난하고 쉽게 화를 내던 한 친구가 있었어요. 계속 욕설 단어가 오가서... 한번은 제가 아이에게 그 뜻을 물어보았습니다. 아이가 뜻을 잘 모르고 있어서 제가 뜻을 찾아서 아이에게 가서... 그대로 읽어준 적이 있어요. 아이에게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없고 기분 나쁜 표정을 짓지도 않았는데 그 용어의 참 뜻을 알고는 그 이후로 한번도 욕을 쓰지 않더라고요.


또 한 친구는 주변 친구들도 지칠 정도로 (선을 넘는) 장난끼가 많았습니다. 저도 (사실은) 계속 재촉하고 기다리지 못하고 자기 말만 계속 하는 그 친구가 종종 버겁기도 했어요. 그래도 안 빠지고 참여하는 친구여서 잠잠히 기다려줬었습니다. 


반이 갈라져야 하는 상황에서... 반 아이들이 그 친구를 다른 반으로 보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웃으면서 장난삼아 한 말이지만 그 친구의 얼굴색이 안 좋아 보였어요. 저도 마음 한 켠에는 힘들다보니 그 친구를 보내고 싶은 마음도 살짝 들었습니다. 근데 친구들이 그 친구를 보내자고 한 말이 실제로 이루어지면.. 당사자는 얼마나 상심이 될까 싶어서 그 친구는 데리고 있게 되었어요.


그 친구의 변화가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몇 친구가 다른 반으로 가게 되었고 그 친구는 남게 되었어요. 제가 그 친구옆에 가서... "선생님은 너를 보내고 싶지 않아서 데리고 있겠다고 했어." 라고 한 마디 해주었어요. 항상 장난끼 많은 아이였지만 진지하게 저를 쳐다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더라고요. 


그 친구의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고 반 아이들도 변화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그 친구의 변화에 칭찬을 해주시기 시작했어요. 아이를 기특하다 해주셨던 내용을 저장했다가 그 친구에게 보여주었어요. 

내가 그냥 하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정말 선생님들이 자신을 칭찬했다는 걸 알고 나서.. 아이는 조금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안 하던 숙제도 해오고 저에게 책을 추천해달라고도 하고요. 제가 어린이 소설책을 몇 권을 말했더니... 

그걸 또 빌려서 읽었더라고요. 정말 놀랐습니다. 


물론 아직도 그 친구는 아이다 보니 생각 없이 말을 하여 주변 친구들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생각하는 필터링 없이 말을 하기도 하고요. 


가끔 저도 그 친구에게 지칠 때도 있고요. 근데 그 친구는 확실히 좋은 쪽으로 달라졌고 계속 변화고 있습니다. 


전 믿어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요. 


신속하고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겠지만 오래 기다려주면서 중간중간 실수하고 잘못하는 것이  눈에 보여도.. 과정이겠거니 이해해 준다면 결국은... 결국은... 달라질 거라는 것을요. 


제가 사람의 변화의 믿게 된 이유는 지인들의 변화를 목격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가 하나 있어요. 


제가 좋은 쪽으로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것도 믿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내 변화가) 조금 더디더라도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제 스스로를 다독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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