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즌트 Jul 30. 2023

뜻밖의 공격?

아. 내가 뭐라고 해야 할지... 아... 답답하다.

아는 분을 오랜만에 뵈었다. 개인적으로 많이 힘드시고 상처받은 일들도 많으신 분이라... 마음 한편에는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부담이 되실까 봐 어느 순간부터 여쭤보질 못했다.


너무 힘들 때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도... 또 물음에 답을 하기도... 상대의 관심도 부담이 될 것 같았다. 어려움을 다 털어놓고 나면 오히려 상대방이 의식되고 불편해질 수 있으실 것 같았다.


내가 한 말이 오히려 상처가 되실까 싶어 그분을 뵈면 항상 마음이 쓰였고... 약간의 벽을 느낀 이후로는 오히려 가벼이 인사하며 안부만 묻고 지나쳤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길 가다가  뵈었고 급히 가야 할 곳이 있어서 안부만 묻고 지나가는데... 조금 있다가 그분께 톡이 왔다.


나에게 무례함을 느꼈다고.. 많이 바빴냐고 물으시며

인사하고 자기만 질문을 하고 자기 얘기는 들어주지 않냐는 내용.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인사하고 짧게 안부 묻고 지나치게 된 건 맞지만... 무례하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멀리서 내가 먼저 보고 빨리 걸어가서 인사를 건넸었다. 반가웠고...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물어보는 건 항상 내가 먼저였고 그분은 인사만 하시고..  '잘 지내요.' 이렇게 단답형으로만 말씀을 하셨었다.


오늘은 내가 지각을 해서 급히 인사만 하고 지나간 건 맞지만

먼저 다가간 것도 나였다. 일단 그렇게 느꼈다고 하시니

주의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지각을 해서 마음이 급했었다고 말을 했다.


내 죄송하다는 사과에 여러 번 무례함을 느꼈다고 하시며 무겁게 생각하지 마시라고 하는데... 내용이 무례하다인데 무겁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힘든 일도 맘 어려운 일도 많으신데... 더 이야기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내가 그냥 주의하겠다. 마음 불편하셨다니 미안하다고 보냈다.


나도 갑작스러워서 억울한 감정은 남아있고 사실 할 이야기는 많지만 내가 이야기를 해도 그분이 오해를

하실 것 같다.


관계 내에서 조금은 민감하신 분들을 만나면 힘이 빠질 때가 있다. 인사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짐작, 판단을 하고... 인사를 반갑게 받아주지 않았다던지, 말 한 마디나 단어 선택을 놓고도 곱씹으며 상대의 의도가 무엇일지 파악하는 분들을 보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나는 선택한다. 내가 잘못한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과하기. 조금 당황되고 어처구니가 없어도 똑같이 상대하며 싸우지는 않기. 그 사람으로 인해 내 감정에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기. 마지막, 그 사람의 그러함을 그냥

그 사람으로 받아들이기.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기.


물론 이런 관계는 가까워지기 어렵고 거리를 두게 된다. 전에도 두어 번 다른 일로 그분께 이렇게 뜬금없는 문자를 받았던 기억이 났다. 한편으론 강한 사람에겐 당하시고 피해자로 지내시는데... 정작 나 같은 주위 사람에겐 참지를 못하고 화를 내시는 건가?


피해의식이 많으신 걸까?


안다. 그분이 얼마나 힘든 정서적 학대 속에서 무례한 사람들 틈에 사셨는지... 알기에  그분이 나에게 몇 번 하신 행동은 이해가 안 되고 화도 나지만 그냥 넘기기로 했다. 약자인 그분에게 내가 싸워 이겨서 남는 것이 없다. 나도 마음이 편하지 않을 테니까...


어쨌든 내 의도가 그렇지 않

그분말이 이해가 안 되나

그분은 그렇게 느낀 거니...

이런 순간 쉽지가 않다. 내 속을 다 보여줄 수도

없고 정말 아닌데... 소용없을 것 같은..

내 모든 말들을 있는 그대로 받을 수 없는

분들... 아직 나는 사랑으로 품을 그릇은 아니니

그저 지켜보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ㅜㅜㅜ



#오해 #인간관계 #당황 #비난 #대처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361




매거진의 이전글 울 엄마의 갱년기 기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