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즌트 Jan 04. 2024

아이들은 그래도 아이다.

분리학생들을 만나면서...

단기로 투입된 분리학생들과의 만남들.

함께 이야기들을 나누며 아이들의 불만과

반항 그리고 이해되는 생각들도 경험한다.


공정함이 중요한 아이들.

아이는 규칙보다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만난 아이들의 공통된 주장이었다.


요즘 친구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함이구나. 그런데 자기 입장에서의

공정함이다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

있었다.


담임 선생님이 자격이 없다며 씩씩거리던

아이. 30분이 지나도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하던 그 아이는 의외의

이야기에 쫑긋하며 듣기 시작한다.


자신은 인생계획을 다 세웠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 안다고 자신하는 아이.

유명인이 되고 싶고 국가대표를 꿈꾸는

아이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너는 어떤 아이로 친구들에게

선생님들께 기억되고 싶어?'


잠시 생각하는 아이. 그건 생각해 보지

못한 질문이었던 거다.

아이가 이미지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역시 똑똑하다. 30분간 자기

입장을 표현하고 나를 자기편으로

만들고자 애쓰는 아이는 사실..

문제학생이기 이전에 똑똑한 아이다.

담임선생님의 고충도 알겠다.

반에 아이들이 30명 가까이된다.


이미지관리를 지금 할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인 부분들은 지켜야 한다고

말을 해주었다.


'기본적인 것들엔 뭐가 있을까?'

예를 들면 누가 물으면

답하고 선생님이 주의를 주시면

노력하려는 것. 수업 중 불만이 있으면

쉬는 시간에 선생님께 말하기.


너 그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그거 때문에 온 건데 너 그거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아?'

'그거를 안 한다 하면..

사실 학교 말고도

어디 가서도 트러블이 생기지 싶다.'


자신은 평소에 선생님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데 담임선생님은 자신에게

기준이 높고 자기만 노력하면 뭐 하냐고

묻는다. 담임 선생님은 너무 예민하단다.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버거워서 예민해지는 면이 있으니...

너무 잘하려 하지 말고 기본을 지키는 게

덜 힘들고 필요해 보인다고 말해주었다.


장난을 치더라도 선은 지키자고 했다.

너 말대로 너는 목표가 있고 충분히 내가

볼 때도 자기 생각도 있고 멋지게 클 것 같다.

다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것. 이건 학교를 떠나

국가대표가 되면 더더욱 중요한 부분이라고...

사람들은  능력도 보지만 그에 걸맞은 인성을

평가한다고... 배려, 친절, 존중..

'어떻게 생각해?'


아이가 진정이 되었다. 30분 넘게 자기 얘기를

진지하게 모두 들어준 것이 속시원하고

마음도 풀렸는지.. 기본을 지키는 노력을

할 수 있겠다고 했다. 귀여운 아이.


가는 길에 데려다주면서 엄지 척을 해주며

선생님은 '너를 믿고 기대한다.'

말해줬다. 아이표정도 밝아졌다.


울었던 티가 날까 봐 화장실에 들여가 거울을

보려는 아이.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나오려는 걸  꾹 참고 '티 안 나.'라고

말해주었다. 티나도 되고 여전히 멋지다고..


아이들을 교육해야 하지만 먼저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들어주기가 먼저다.

그러면 아이는 들을 준비가 되고

자신을 존중하는 대상에게 집중을 한다.

들을 귀가 열리면 이어서 작은 변화도 따른다.



(공정함에 대한 단상)


공정함 중요한 거 맞다. 나도 불공정한 걸

보면 부글부글한다. 그런데 모든 상황에서

100프로 누구도 단 1프로의 손해를 안

보는 완벽한 공정함은 찾기 어렵다.

누군가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도 타인을

좀 더 배려하고 도와주는 마음이 있어야

(소외된 누군가인) 약자들이 겪는

불공정함을 커버해 줄 수 있으니까.


나만의 공정함이 아니라 함께 가는

공정함이 필요한 사회다.

그래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희망을 본다.

우리때는 공정함에 대한 시작도

미미했으니까.


#공정함 #억울 #분리학생 #트러블 #타임아웃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375



매거진의 이전글 뜻밖의 공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