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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Aug 23. 2023

뜻밖의 대화

딸이 엄마가 힘들어 보인단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 막내가 도서관에 가고 싶어 했다.

읽고 싶은 만화책이 있었는데 하필 비도 오고 하니까 망설여졌나 보다. 엄마인 나에게 조용히 말을 꺼낸다.


딸: 아. 도서관 가고 싶다. (나를 보더니..)

나 혼자 다녀와도 돼요?

나: 너 혼자? 가만있자 이따 둘째 오빠 학원 데려다줄 때 그 근처 가. 같이 가자!

딸: 엄마... 때문에 도서관 가는 거야? 비 오는데? 나 혼자 가도 돼.

나: 엄마도 반납할 책 있어. 같이 가.

딸: 나 땜에만 가는 거 아닌거지?


도서관에 갔는데 아이가 원하는 만화책을 누가 빌려갔다.

딸은 고민하고 망설인다. 


딸: 엄마... 혹시 **도서관 갈 수 있어요? 아... 아니다... 엄마 피곤하죠?

나: 지금? 거기를? 시간 좀 보자. 차로 20분 걸리니까... 응. 갈 수 있겠다.

거기도 없으면 그냥 오는 거 아냐? 있어야 하는데...

딸: (좋아서) 생각해 놓은 거 있어. 빌릴 수 있어요.


이렇게 다른 도서관에 도착했고 3층으로 올라갔다.

가족카드로 11권을 빌리는데 아이가 혼자 다 들려고 한다.

무거워 보여서 5권을 가져왔다.


아이는 굳이 괜찮다면서 자신이 다 들겠다고 했다.

차에 타는데 아이가 나를 쳐다본다. 걱정하는 눈빛과

미안함, 고마움이 뒤섞인 묘한 표정.


아이: 엄마. 피곤해요?

나: 괜찮은데. 엄마도 원해서 온 거니까... 엄마는 너를 위해서만 온 거 아니고 오고 싶어서 온 거야. 알지?

아이:... 응.

나: 엄마가 힘든데 온 거 같아?

아이: 응. 그럴 것 같았어.

나: 표정이 약간 미안해하는 거 같아 보이는데.. 그랬어?

아이: 응. 힘든데도 나를 위해 온 거 같았어. 생?

나: 그것도 내가 그러고 싶어서 한 거라 기쁘기도 해.

       엄마도 우리 엄마에게 사랑을 받아서 그걸 자연스럽게

       자식에게 주는 거야. 너도 나중에 자식에게 주게 되...

       엄마는 원하지 않으면 안 해.

아이: 아. 이해했어. 엄마.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나: 건강히 잘 태어난 것만도 이미 효도한 거야.

아이: 응.. 알겠어. 엄마.


아이는 자식을 기르는  쉽지 않고 고생스러운

걸거라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말해준다.

자식이 주는 기쁨이 많이 크다고..

사춘기는 쫌 힘들긴 한데 자식이라 또 괜찮다고..


딸아. 근데 엄마 말 알겠니?


#내리사랑 #모녀 #엄마 #사랑 #희생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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