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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Sep 07. 2023

자녀는 축복이다.

육아는 때론 아프다. 그러나 가치 있는 희생이다.

사람들이 묻는다. 아들 둘에 막내가 딸이라 막내가 너무 예쁘고 귀엽겠어요. 그때마다 나는

"막내도 귀여운데 큰애랑 둘째도 아직 귀여워요. 비슷비슷해요."라고 솔직히 말한다.

 

상대방이 "그래요? 그래도 막내가 어리니까 더 이쁘지 않아요?"

묻거나 내 말을 안 믿는 눈치로 쳐다본다.

그러면 한 마디를 덧붙일 때가 있다.

"매번 달라요. 큰애랑 있으면 큰 애가 이쁘고 둘째는 원래 귀여운 스타일이라 웃음 나고.... 막내는 또 야무져서 신통해요. 말 잘 듣는 녀석이 매번 달라서 그때그때 달라요.

하하하"


주변 지인들 모임에 가면 주로 아이 엄마들이다 보니

아이들 이야기가 나온다.

보통은 자녀가 둘인 경우가 많고 90프로 이상은

둘째가 너무 귀엽고 이쁘고 큰 애가 미울 때가 많다고 했다. 신기한 건 모든 지원은 거의 큰 애한테 주로 하고 스케줄도 큰 애 위주인 집이 많다.


한 분이 큰 아이가 많이 밉고 얄밉다는 고민을 털어놓으셨다. 그분의 큰 아이는 우리 집 막내랑 동갑이라서.. 내가 보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다. 매번 둘째가 더 이쁘다고 말을 하시고 둘째의 사랑스러움을 이야기하셨고 큰 아이에 대해선 밉고 왜 그런지 모르겠다 하시니.. 왠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그분의 성향과 그 집 둘째가 더 잘 맞을 수도 있고 큰애의 까탈스러운 예민함이 버거우셨을 수도 있다. 아이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분이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큰애에겐 날이 서있고 안 좋은 면을 더 크게 보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분의 큰 아이 마음을 생각하면 내가 다 속상했다. 동생을 더 사랑하는 듯이 보이는 엄마. 동생에게 한 없이 웃어주는 엄마를 보면 얼마나 마음이 슬플까?


집집마다의 육아방식도 다르고 이해와 공감이

더 잘 되는 일명 코드가 잘 맞는 아이는 있다.

우리 집에서도 나는 유독 큰 아이랑 대화도

제일 많이 하고 편하고 갈등도 없었으니까.

둘째는 나랑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방식, 감정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것들이 달라서 오해도 있었고

육아가 쉽지 않았다. 사랑하고 노력하지만

그만큼 어렵고 시행착오, 실수도 많았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더 많이 고민했고 서로 수용하며 받아들이는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내가 더 성숙해지고

인내심도 늘었다. 참 고마운 존재다. 나를 성장시키고

전보다 나은 사람으로 성숙시켰으니까.


그분의 고민 앞에 물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듣기만 했었는데 이번엔 내 생각을 말했다.)


나: 나랑 코드가 더 잘 맞는 자녀가 키우기 편하고

고마울 순 있지만 **어머님은 큰 아이에게

더 많이 집중하고 더 애쓰고 계신 거 같아요.

그것도 조금 다른 종류의 관심과 사랑으로 보여요. 사랑하니까 기대하니까

힘들어하시는 거 아닐까 싶어서요.


그분: 그럴까요? 그냥 큰애는 교육이랑 스스로가

욕심이 많으니까 시켜주는 거죠.


나: 막내에 대한 마음의 여유와 기대치가 조금 달라서 우리 시선이 너그러울 순 있지만.. 그게 더 사랑하는

거란 생각은 안 들어요.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는 것 같아요.


그분: 그럴까요? 큰애는 밉고 얄미운데 막내는 마냥 사랑스러워요.


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 하면 못 하실 거잖아요.

전 솔직히 셋 중 하나랑만 살 수 있다 하면 못해요.

다 다르게 소중하니까요.


그분이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셨다.


그분: 저도 그래요. 그건 진짜 그렇죠.


아이가 셋이다 보니 항상 사랑을 나눠야 했고 차별 없이 사랑을 표현하려고 했다. 노력했다기보다는 사실

그래야 하는 거였다. 그러지 않아야 할 이유는 더

없다.



큰아이는 나랑 성향이 잘 맞고 편해서

육아의 기쁨과 보람을 주었고 아이 덕에 동생들을

낳을 용기와 소망을 얻었다.

나에게 고마운 천사 같은 아들이다.

내가 해주는 말이 있다. '너는 천사 같고 고마운 애다.'


둘째는 셋 중 나와 가장 달라 중간중간 애를 먹었지만

가끔씩 뭉클한 감동을 주고 배려하는 말과 행동으로

기대와 재미를 선사해 준다.

육아가 쉽지 않음을 깨닫게 해주었고 겸손과 인내를 주었다. 아이로 인해 고민도 했지만 너무 웃겨서 행복한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너는 유머러스하고 창의적이야.

너는 엄마의 웃음버튼이다.'

(울음버튼인 건 비밀ㅋ)


막내는 야무진 성격에 자기표현과 의사전달이 확실

하여 막내 느낌이 아니다. 독립적인 성격에 감성적인

면모도 갖고 있어서 매력이 많다. 나와 비슷하면서도

더 단단해서 멋지고 기대감을 준다.

'너는 엄마가 갖고 싶어 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

자식이지만 부럽고 멋지다. 너는 자기 주도성이 많아.'

(동성이다보니 공감이 잘 된다. 감정적 부딪힘도

그만큼 있다. 양면이 존재.)


물론 아이들에게 약한 부분도 있고 성숙해져야 할 영역도 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인생이라는 긴 틀에서 배워가는 과정으로 바라보면 되지 않을까?


예전에 아이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엄마가 너를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 것 같으니?


큰 아이: 네. 다 이뻐하는 거 같긴 해요.

나를 제일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요.

둘째: (매번 다른 답. 실실 웃으면서) 아니. 나만 안 이뻐해. 또는 응. 알지. 나를 제일 이뻐해.(자기 위해서

초밥 사 오면 가장 제일 이뻐하는 거 같다고 해줌)

막내: 둘째 오빠한테 관대해 보이긴 하는데..

다 이뻐는 해. 비슷비슷해 보여서 잘 모르겠어.




나중에 크면 한번 더 물어봐야겠다.

차별을 느끼지 않으며 클 수 있도록

매일 의식하고 싶다. 무엇보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라 생각한다.

각자의 다름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도록!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형제간 사랑의 차별을

받아선 안 된다. 영혼에 지극히  해롭다.)


세 아이가 다 달라서 아이마다 맞춰야

했지만 그래서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았다.


자녀를 기르는 건 효율성과 자본주의 세상에서

손해와 희생이며 투자의 가치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다시 태어나도 아이를 낳고 싶다.


원래 정말 소중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이니까. 자녀를 기른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통해 깨달음과 성장을 얻을

수 있지만 자녀를 기르면서 얻은 것들이

훨씬 더 나를 성숙시켰고 행복과 보람을

주었다.


자녀는 나에게 있어서 가치 있는 희생이고

가장 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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