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즌트 Aug 04. 2022

착하다는 말 STOP. 무심코 하지 말아주세요.

착한 아이들이 겪는 일들

아래 아이들이 착하다고 생각하시나요?


1. 아이 때는 밥을 잘 먹으면 착하다고 칭찬을 받았어요.

2. 한 아이는 엄마가 주는 옷을 불평없이 그대로 입는다고 칭찬을 받았었습니다. (요건 약간 제 이야기고요.)

3. 먹을 것이건 물건이건 항상 양보하는 아이는 그때마다 칭찬을 받습니다. 착하고 배려심 많다고요.


이들의 20년 후는.. 답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제가 아는 아이가 있습니다. 누구나 칭찬하는 아이, 어른들이 생각하는 참 착한 아이지요. 친구도 동생도 챙기고 누가 아이스크림을 사주면 혹시 동생꺼도 하나 사주실 수 있는지 챙길 정도로요. 인사성도 밝고 성격도 둥글둥글 좋습니다.


그 아이는 항상 자신의 엄마를 걱정해서 동생을 챙기고 동생이 떼를 쓰면 달래기도 했어요.

어느 날은 재활용장에서 아이를 만났습니다. 그 날도 혼자서 그 많은 재활용을 버리고 있더군요.

아이는 그날도 반갑게 인사를 했고 제가 물었어요.



"엄마 ** 아프신 건 괜찮으셔?"


아이는 엄마가 자신과 동생 키우시느라 고생을 너무 하셔서 쉬지도 못하신다며 슬픈 표정을 짓더군요.

엄마가 너무 불쌍해요. 우리 때문에 엄마가 힘든 거 같아요.


얼마 후 그 아이의 엄마를 만났어요.

아이 엄마는 아이가 학원을 끊어야하는데 계속 몇 달만 더 다니겠다고 했다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가 음악 학원을 끊어야하는데 자꾸 여름 지날 때까지만 다니겠다고 고집을 부려요. 고학년인데 예체능을 언제까지 하려고.. 이유가 뭔지 아세요?"


"더 배우고 싶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아뇨. 싫대요. 배우는 거.. 근데 선생님이 자신이 학원 끊으면 생계가 어려워지실 것 같고. 임대료가 비싼데 고학년들이 이번에 많이 끊어서 유지도 힘드실 것 같다면서.. 그 걱정을 해요. 그래서 아이들 몇 명 더 들어올 때까지만 다니겠대요. 나 원 참. 선생님이 한달 임대료가 ** 라고 했대요. 아이들이 적어도 몇 명은 다녀야 임대료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요."


그때 놀랐다. 이제 막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아직 어린 아이. 어른의 생계까지 걱정을 하다니... 누군가는 배려깊고 착하다고 칭찬을 많이 해줄지도 모르겠지만.. 난 아이가 가여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동안 수 많은 어른들이 아이에게 했을 칭찬들... 아이는 착한 아이 컴플렉스라는 감옥에 갇힌 건 아닐까?


항상 아픈 엄마(실제론 자세가 안 좋아서 일시적으로 아팠던 것임)가 자신을 낳고 기르면서 고생해서 그렇게 몸도 약해지시고 불행해진거라고 생각하는 아이.

자신이 공부라도 잘해서 엄마를 행복하게 해줘야한다고 생각하는 그 아이는..

착하다는 칭찬이 가혹하다. 그건 아이가 걱정하고 아이가 해야할 것 이상이다.

자신의 성적이 좋으면 엄마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는 아이. 과연 행복한 아이일까?


이제 맨 위의 질문에 답을 할 차례입니다.


1. 잘 먹는다고 몇 그릇씩 먹으며 칭찬받던 아이는 계속 잘 먹는 아이로 커서 과체중 어른이 되었습니다. 너무 극단적인가요? 실제 제가 아는 동생이야기입니다. 먹을 때마다 과한 칭찬을 받던 그 아이는 항상 칭찬에 목마른 아이였거든요.


2. 항상 엄마가 주는 옷만 입던 그 아이는.. 자신한테 맞는 스타일의 옷을 여전히 고르지 못하고 옷 매칭도 잘 못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다만 몇 년 전부터 다행히 좋아졌어요. (과거엔 순종적이고 착하다는 이야기를 듣던 아이)


3. 마지막에 양보와 배려만 하던 아이는.. 어릴 적엔 칭찬을 받았지만 크면서 자기 것도 못 챙기면서 무슨 남을 신경쓰냐며 핀잔을 듣기 시작합니다. 거절도 못하고 타인에게 맞추는 사람으로 살아온 것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칭찬으로 아이들을 조종하는 경우도 제법 많아요.


아이는 가끔씩 떼도 쓰고 사춘기에는 말도 안돼는 짜증도 내면서 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먹고 싶은 만큼 먹고.. 마음에 안 드는 옷은 거를 수 있는게 건강한 아이가 아닐까요?


저도 제법 착하다 소리 많이 듣고 자란 장녀였어요. 그 틀을 벗어버리면서 얼마나 자유했는지.. 얼마나 날아갈 듯 나 다워졌는지 모릅니다.


#착한아이컴플렉스 #안좋은칭찬 #격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