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즌트 Mar 15. 2024

아이의 책상 위는 여전하나 아이는 달라졌다.

갑자기 아이가 달라졌다. 그 이유는?

고 1 둘째는 브런치 글에 자주 등장한다.

어릴 적엔 많이 늦된 아이였고 생각도 특이하고

엉뚱해서 웃음도 많이 주는 아이였다.

말도 한글도 느려서 초 2가 되어 한글

혔다. 발음도 분명하지 않았다.


너무 순수해서 선생님들이 많이 귀여워

해주셨고 잠이 너무 많아 부모님들께선

기면증이 아니냐고 걱정도 잠시 하셨었다.

기저귀도 오래 차서 사진 속 아이는

기저귀가 많이 보인다.


아이는 좋아하는 분야가 분명했고 빠르게

배우는지는 모르겠으나 끝장을 보는

모습이 보였다. 승부욕도 있고 체스와

종이접기, 티볼, 코딩, 드론 등 취미가 

다양했다. 하루 종일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두었다.


잠시 초등 때 4년 정도 피아노를 배웠는데

흥은 많아서 연주는 좋아했지만 실력은

보통이었다. 그리고 초5 때 그만두었다.



갑자기 아이가 작년부터 혼자 피아노 연습

하더니 4~5년이 지나 손이 굳었을 텐데...

본인이 끌리면 2시간 정도 연습을 한다.

주말에 시간 여유가 많은 날엔

3시간을 친다. 

평일엔 매일 적어도 30분~ 1시간은 치고 있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손이 아프면서도

즐기는 모습이 신기하다. 공부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수학과 과학엔 흥미가 있었다.


암기과목이나 국어, 영어는 손을 놓고

지냈다. 국어는 공부 안 해도 책은 많이

읽어주려고 했고 중학생이 되면서 혼자

책을 읽고 재미에 빠졌다.

중학교 때 국어, 사회 성적은 70 점대.

수학 과학은 잘했다.


영어는 싫어해서 영어도서관식 학원에

다니면서 원서만 가끔 읽었고 문법은

몰랐다. 원서 학원도 그만두고 화상영어를

잠시 했는데 그것도 오래 하진 못했다.


그랬던 아이가 중 3 겨울방학부터 갑자기

의욕이 생기더니 영어공부를 하고 기본도

안 되던 실력이 나날이 늘고 있다.

선생님이 연락이 여러번 오셨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이가 너무 달라졌어요.

진짜 의욕적이고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이가 공부하기로 마음을 단단히 잡은 거

같다면서 칭찬을 해주셨다.


당장의 결과에 큰 변화는 없을지라도

아이가 동기가 생기면 끈질기게 해내는

면이 있다는 걸 안다.


오늘도 일찍 일어나 

이른 시간에 학교에 갔다.

달라진 아이를 보면서

신기하고 기대하게 된다.

아이의 반전.

늦된 아이의 변화라서 더 놀랍다.


늦된 아이도, 공부에 소질이 별로 없던

아이도 결국 때가 온다는 것!

아이만의 속도를 기다려주는 게

부모의 몫이다.



아이의 책상 위는 여전히 산만하게 널브러져

있고 사진을 찍기 전 지우개 가루를 밀고 찍었다.

종이 조각들도 밀어놓고 찍었다.

책상 위를 보면 내 아이의 관심사와

생각들을 읽을 수 있다.


피아노엔 아이가 쳤던 곡들이 놓여있다.

동기가 생기면 아이는 변한다.

동기가 생기려면 재촉하지 말고

아이를 기다려줘야 하는 거였다.


이제 부모는 아이가 꺾이지 않는 마음을

지켜가도록..

조금 떨어져서 환호와 감탄을 해주면 된다.



#아이의변화 #기다림 #지지 #느린아이 #성장 #때

#늦된아이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과의 관점 차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