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즌트 Aug 09. 2022

큰 아이에 대한 애틋함

너가 첫째라서 엄마가 몹시 찡하다.

나랑 어딘지 닮았던 첫 아이. 첫 아이 돌 무렵 둘째가 생기고 21개월 즈음 동생이 태어났다. 두 돌도 안 된 기저귀 차고 자는 아이가 큰 아이가 되었다. 6살 되자마자 1월엔 동생 둘의 형(오빠)이 되었다


민감하고 여린 성향이었지만 순하고 겁이 많아 떼도 쓰지 않고... 키우기 정말 편한 순둥이였다.


둘째랑 막내도 까칠한 편은 아니었지만 욕심 내고 싸우고 고집부리는 것을 보면서... 내가 정말 큰 아이를 수월하게 키웠고 남편과 종종 큰 애는 천사인 거 같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이번 여행엔 내가 고등학생이 된 아이에게 앞자리를 양보했다. 여행지 갈 때 내가 앞에 탔는데 뒤를 보니 큰 아이가 가운데 껴서 기대지도 못하고 가고 있더라.


그렇게 항상 큰 아이는 동생들을 배려했고 10년 넘게 불평 없이 가운데를 고수했다.


내가 오늘 강아지를 데리고 가운데를 타봤다. 어지럽고 꽉 껴서 너무 불편하고 힘들다. 차가 기울고 돌 때마다 몸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잡을 곳도 없다. ㅠㅠㅠ 크지 않은 뒷 자석에 어른만 한 덩치가 끼어 탔으니... ㅜ 잠도 깊이 들 수가 없다. 목 높이도 안 맞다. 지친다.





<가운데 앉으니 너무 불편함>


우리 큰 아이를 위해 무언가 해주고 싶다. 찡하다.


너가 첫 째여서 엄마가 아이들을 더 낳아 기르고 싶었나봐.
나의 첫 아이로 와줘서 너무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너를 낳아 기르면서 엄마는 아이의 매력과 사랑스러움을 알게 되고 엄마가 조금씩 되어갈 수 있었어.


엄마도 처음 엄마가 되어... 순간 순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았어. 어설퍼도.. 나름의 최선을 다 했었단다. ㅠㅠㅠ


이 글은 너에게 보낸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변에서 쓰는 브런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