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을 낳고 애들이 더 좋아진 케이스입니다.

아이들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입니다만,

by 프레즌트

고등학교 시절, 절친이었던 친구는 아가만 보면 얼굴색이 바뀌고 눈길이 그곳을 향했다. 자신은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아이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다고도 했다.


내 동생도 그렇게 아가를 좋아했다. 사촌동생이 태어났을 때, 집 근처에 살던 외숙모댁을 매일 들렀다가 아가를 보고 놀아주다가 집에 오곤 했다. 나는 그냥 아기구나 쳐다보는 정도였고 절친이나 동생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까지도 난 강아지, 고양이 등의 동물을 귀여워하고 좋아했지 아가라는 생명체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뭘 어떻게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색했다. 좋지도 싫지도 않고 그냥 신기하거나 다소 멀게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처음 임신을 하고 아기가 나올 때까지도 크게 아기에 대한 설렘이나 로망이 없었던 것 같다. 싱숭생숭하고 정말 내가 엄마가 되는 것인가? 믿기지 않았다. 아기가 커서 제왕절개로 낳았고 처음 누군가로부터 **엄마라고 불리던 순간의 낯섦, 어색함, 회피의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어머니?"라고 부른 간호사의 질문이 나를 향해 있다는 생각을 못하여 멍하게 있었더니 간호사가 내 가까이 다가와서 나를 다시 불렀다.


'아. 내가 엄마가 되긴 했구나. 내 앞에 이 작은 생명체가 내가 낳은 아가구나.' 갑자기 부담감이 느껴지고 약간 도망가고 싶은 감정이 스치기도 했다. 그 순간 자신이 없었다고 해야 할까?


작고 순했던 큰 아이를 기르면서, 하나씩 엄마될 준비가 서서히 되어갔다. 신은 아직 준비가 덜 된 엄마인 나에게 적합한 아이를 보내주셨다. 아기가 뒤집고 기어 다니고 처음 벽을 잡고 서던 날도 참 신기했다. 그즈음 아이에 대한 애착이 커지면서 아기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둘째를 낳아서 같이 기르고 싶을 만큼! 그렇게 둘째를 낳고 셋째를 낳아서 어느덧 삼 남매의 엄마가 되었다.


막내를 키우면서 막내를 데리고 봉사를 하면서 영아부, 유치부 아이들의 교사가 되었고 그 이후에는 장애아동 보조교사로 봉사를 하였다. 그러다가 아이들의 순수함과 장난기, 귀여운 모습을 좋아하게 되었고 미취학 장애아동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되었다. 봉사가 일로 연결이 된 것이다.


삼 남매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고 자주 혹은 거의 매일 우리 집에서 노는 모습을 지켜봤다. 아이들이 가고 나면 정리도 해야 하고 기가 빨리(?)는 경험도 있었지만 내가 참 아이들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이들 소리가 들리면 기분이 좋았으니까. 띵동 초인종 소리가 싫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삼 남매를 기르고 쌓아온 경험으로 초, 중, 고 아이들을 만나며 학교 출강 강사가 되었다. 항상 강의를 앞두고는 긴장이 되기도 하고 걱정이 되는 마음이 있었다. 그렇지만 강의를 하면서 아이들만 만나면, 순간 순간 나도 모르게 미소가 끊이질 않고 아이들이 엄청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점점 아이들이 좋아진 케이스이고, 지금은 아이들이 정말 좋다고!


아가만 보면 행복해하던 친구는 오히려 자신은 아기를 낳고 한 동안은 아기가 전처럼 좋지 않은 순간이 있었다고 했다.


감당할 만한 아기를 주신건지 절친의 큰 아이는 엄마 품에서 내려놓으면 자지러지게 울어서 친구가 1년간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키웠었다. 물론 지금은 영재라는 소리를 듣는 똑똑하고 말 잘 듣는 아이가 되었고 친구는 회복이 되어 둘째도 낳고 행복하게 육아를 하고 있다.


내 경우에는 모성애가 많진 않았던 것 같다.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거의 0에 가까웠을지 모른다. 지금도 아기를 보면 안아주고 싶다거나 막 다가가서 놀아주는 사람은 아니다. 그냥 지켜보고 살짝 미소가 지어지는 수준의 사람일 뿐이다.


그래도 아이들이랑 있을 때 내 스스로가 즐겁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서 아이들을 만나고 나면 정말 따스해지고 행복한 만족감을 느끼곤 한다.


이젠 아이들이 참 좋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점점 조금씩 아이들에게 스며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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