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 막내의 반배정 결과가 궁금했다. 집에 온 아이에게 "친한 친구들이랑 되었어?" 하고 물으니, 딸은 "그렇진 않긴 해. 사실... 전교에서 말 안 듣는 삼총사가 우리 반이래."
그렇게 말하는 아이의 표정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누구?"
"응. ***, ***, ***인데 난 괜찮은데, 우리 반 선생님이 힘드실까 봐 선생님이 불쌍해." 딸이 말했다.
"너는 괜찮아?" 내가 물었다.
"응. 나야 뭐. 나는 상관없지. 내가 알아서 잘할 수 있어서."
"응. 그렇긴 하지. 적절하게 거리두기 잘할 거고 만만하게 보이지 않게 하는 거 다 잘할 것 같은걸?" 내가 말했다.
딸은 끄덕이면서 "응"이라고 했다.
"샘도 감당하실 분이니 맡으셨겠지? 그래도 엄마도 반 위해서 기도할게. 넌 그런 친구들이랑 같은 반이면 스트레스는 아니야?" 다시 물었다.
"응. 그냥 스트레스 까지는 아니고 좀 웃겨. 애들이 철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아. 뭔지 알 것 같다. 동생 같은 느낌이구나. 그럼 되었다. 걱정 안 할게." 내가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만 해도 딸은 이런 상황에서 적잖게 스트레스도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쿨하게 넘기고 대수롭지 않게 적절한 선을 그으며 두루두루 잘 지내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유난히 딸이 들어가는 반에는 전교에서 유명한 아이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혹시라도 딸이 다치거나 속상한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실제로 반 여자아이들 엄마들 중에는 ** 친구나 ** 친구랑 같은 반이 될까 봐 걱정하고 선생님께 다음번 반 배정에서 고려해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도 내심 반 분위기가 좋기를 바라는 마음은 항상 있지만 지금은 반 배정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조금은 달라졌다. 문제를 일으키던 아이들도 성장하면서 성숙해지고 좋은 쪽으로 변화된 경우들도 많이 봤다. 무엇보다 다양한 아이들과 만나면서 인간관계를 배우는 것도 좋은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의외로 그 친구들에게도 괜찮은 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고, 나에게 무례한 아이에게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나를 지키는 법도 연습해 볼 수 있다. 인간관계란 그냥 책으로만은 절대로 배울 수 없으니까.
실제로 한 번은 우리 아이가 불편해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친구랑 친하게 잘 지낸다. 아이들도 코드가 잘 맞거나 안 맞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다 해도 그 조차도 변할 수 있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해 보려는 시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여리던 딸이 단단해지고 이젠 당찬 느낌이 들기도 하다. 자신은 ** 친구들이 같은 반이 되어도 나쁘지 않다고 말하는 아이의 말에서 어딘지 자신감도 묻어난다. 그래도 부모 입장에서는 다른 때보다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쓰려고 한다. 아이들이 좋은 쪽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 행여나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과거에는 보호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우리 아이가 온실 속 화초가 아닌
어디서나 어느 그룹에서도, 자기 자신을 스스로 지키고 감당할만한 그릇으로써
리더십 있게 커나가길 바란다.
지금은 무엇보다 아이를 믿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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