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곧 50대가 되어갑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서서히 달라진 점들이 많은데요.
첫째로 달라진 점은 무리를 하지 않는다 입니다.
젊을 때는 인정받기 위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힘을 썼었습니다. 그때는 체력도 좋았기에 무리를 해도 금방 회복이 되기도 했고요.
40대가 넘어가면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게 되고 오히려 에너지를 더 쓸모 있게 적절한 곳에 사용하는 편을 알게 됩니다. 에너지가 아무리 많아도 분산되게 쓰거나 조급함에 모든 것들에 뛰어들다 보면 결국엔 삶이 더 정신없고 복잡해지고 돌아보면 후회가 남기도 해요.
지금은 몇 가지만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임합니다.
두 번째로 달라진 점은 단연 "인간관계"입니다.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조금 느슨하고 가벼운 관계들의 소중함도 느끼게 됩니다. 젊을 때는 절친, 의리, 끈끈함을 중시했다면 지금은 일단 저에게 소중한 가족들과 몇몇 지인을 챙기는 것만도 충분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많은 친구가 있으면 그만큼 제가 하나하나 관계를 유지하는데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관계에 애를 쓸수록 작은 것에도 쉽게 상처받을 수 있고 상대방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맞추고 신경 쓰는 작업들이 피로를 높이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정작 저에게 중요한 사람들에게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을 가꾸고 돌보는 것도 빈약해지지요.
세 번째로 달라진 점은 "오늘 하루를 넘긴 것으로도 충분함"을 알게 됩니다.
욕심이 좀 줄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힘을 빼게 되고 그저 무탈하게 지낸 하루가 참 괜찮게 느껴져요. 우리는 결국 죽음이라는 종착지로 향하는 열차에 탄 사람들임을 기억하게 됩니다. 나와 가족, 가까운 사람들이 건강하다는 것, 종종 연락해서 안부를 묻고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 것으로도 참 감사하게 됩니다.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낍니다.
네 번째로 달라진 점을 "나 자신에게 조금은 더 관대해졌다"는 것입니다.
실수하는 나, 소심해지는 나, 어리석은 나, 연약한 나도 나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런 나를 오히려 채찍질하질 하지 않고 토닥이며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수했지만 사과하고 마무리를 잘 지으면 되지.'
'누구나 실수를 하지.'
'나의 연약함이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 것 같아.'
라고요.
'오늘 너의 역할을 하느라 고생했다.'라고 위로도 해주게 됩니다.
인생 뭐 별거 있니? 오늘 나름의 최선을 다했으니 되었다! 이렇게 쿨하게 넘어가는 저를 봅니다.
다섯 번째로 달라진 점은 인정욕구, 사랑받고 싶은 욕구에서 놓여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사랑받고 인정받고 칭찬받는 일은 지금도 좋습니다. 성공하고 잘난 사람들을 보면 여전히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그런데 내가 나를 인정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고 내 스스로 나의 작은 일상과 도전들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 자신은 알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내 존재 자체로 나는 충분한 사람"이라고 사실이 정말 믿깁니다. 내가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하루를 보냈다 해도 나의 존재는 여전히 고유하고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섯 번째로 달라진 점은 조금 더 타인에게 너그러워졌다는 것입니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 있는 척하는 사람, 지나치게 집착하며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평가와 판단이 먼저 들어간 적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그 행동 뒤에 나름의 자라온 환경의 상처나 결핍된 어린 시절에 대해 살펴보게 됩니다.
나란 존재도 잘 지내다가 한 번씩 일명 "발작 버튼"이 눌리는 지점이 있거든요. 각자마다의 상처나 결핍의 구멍에 대해 긍휼한 마음, 안쓰러운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여전히 아주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사람을 만나면 불편해지고 거리 두기를 하긴 합니다만, 그냥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 사람의 그 됨을..
일곱 번째로 달라진 점은 "배우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배움을 즐기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기대치나 성취 욕구를 조금 내려놓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에는 결과와 성취에 초점을 두다 보니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비교가 올라와서 위축되기도 했어요. 배우다가 쉽게 포기하는 일들도 생겨났고요. 지금은 그냥 내 속도대로 천천히 하게 됩니다. 조금씩 달리진 나를 기록하는 것도 즐겁고요.
아주 작은 소소한 것들을 배우면 재밌습니다. 밋밋했던 일상에 색을 더하는 작업 말이지요. 인공지능 수업도 재밌고 자격증 도전도 즐기고 무엇보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큽니다. 돈도 좋지만 그보다는 삶의 보람과 의미를 통해 얻는 행복감, 기쁨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저는 중년의 시간은 노화의 과정을 겪게 되고 점점 도전과 시도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막상이 중년이 되니 배움의 과정을 즐기는 것, 매일 하루를 살아낸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면서 하루하루가 신선하고 감사합니다. 인간관계도 조금씩 가벼워지니 나를 위한 시간도 확보되었고요. 건강의 소중함을 느껴서 매일 30분씩은 꼭 운동을 하고 근력 운동도 추가로 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저는 아무래도... 나이 들어가는 것이 꼭 나쁜 것만 있는 게 아니라 행복감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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