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절집에서
- 너의 손을 놓으며 <느낌의 그림자>
톡
빗방울 하나
절집 축담 끝에
떨어졌다
구슬 같은 목탁소리
명부전 바닥을 구르고
혼불인 양 떠돌던 향내음은
영정 미소 위로 피는데
경 읽는 비구니의
어린 목청이
서럽다
오늘은
마지막
여린 손을
놓아야 하는 기도
질긴 모녀의 인연을
탯줄 끊듯 끊으라 한다
백팔배를 백팔번 또 백팔번
멍울져 아린 가슴 어룰 길 없어
술잔을 들어 천도를 빌고
허한 절방을 나설 때
눈물 한 방울
톡
문지방에 떨어졌다
49재를 마치고
2020.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