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캠핑

(2025년 9월 19일, 금)

by 해송

남해 캠핑을 떠났다.

1박 2일 일정이다.


베트남 옆집 구 사장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텐트를 처음 사용해 보기 위함이다.

경기도에 사시는 70대 초반인 구 사장님은 베트남에 있는 우리 옆집을 사서 Second home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부부가 1년에 3~4번 정도 베트남에 놀러 와서 1달 정도 지내다 가시곤 한다.


고교시절부터 캠핑을 즐겨온 구 사장님의 캠핑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더니, 우리 부부가 한국을 방한하자마자 오랜 기간 사용하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4인용 텐트를 택배로 보낸 주신 것이었다.

테이프로 정성스럽게 포장된 23kg 택배 물품 속에는 다른 캠핑용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구 사장님은 캠핑을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우리 부부를 위해, 캠핑과 텐트 관련 동영상과 발송하는 택배 내용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얼마 전에 카톡으로 보내주신 적이 있었다.

구 사장님 부부의 세심한 배려에 대한 감사의 인사로, 우리 부부는 캠핑 사진을 찍어 보내기로 했다.


9월 18일 오전 9시, 설렘을 안고 해운대를 출발, 목적지인 남해로 향했다.

우리의 부탁으로 캠핑 경험이 많은 손위 처남이 동행했다.


중간에 삼천포 어시장에 들러 술뱅이 (용치놀래기)와 전어회를, 창선 하나로 마트에서는 버너 원료와 다소간의 먹거리도 장만하니 마음이 든든하다.

남해읍 화원에서 하얀 국화 한 다발도 준비했다.

캠핑장으로 가기 전, 미조에 위치한 장인어른과 장모님 산소에 잠시 들러 성묘를 하기 위함이다.


산소로 향하는 도중, 한순간 먹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1년 반 만에 만나는 우리가 너무 반가워 장모님이 눈물을 뿌리시는 건가. 산소에 도착하니 다행히 그곳에는 빗방울 하나 없고 날씨가 화창하다.

반가운 만남을 몇 장의 사진으로 기록에 남겨둔다.


몽돌해수욕장 앞 초전마을 캠핑장은 당일 방제작업을 한 상태라 휴장이라고 한다.

목적지를 인근 송정 (구 송남) 캠핑장으로 바꿔 캠핑장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4시다.


이미 2곳에 텐트가 쳐 있고, 멀지 않은 텐트 안에서 캠핑을 즐기고 있는 젊은 부부 한쌍의 시선에, 캠핑 초보인 우리 부부는 신경이 쓰인다.


난생처음 쳐 보는 텐트.

동영상을 몇 차례 보기는 했지만, 막상 닥치니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느낌이다.

단순해 보이는 텐트가 일순간 왜 그리 복잡해 보이는지, 앞과 뒤, 겉과 속이 어떻게 다른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


다행히 경험 많은 처남의 리드로 텐트가 완성되고 나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밤잠도 설치며 공부하던 아내의 활약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제야 시장기가 몰려온다.

아내의 솜씨로 조립된 테이블이 그렇게 유익하게 쓰일 줄 몰랐다.


그늘막까지 완성된 텐트 안에 앉아 반주가 곁들인 맛있는 저녁을 먹고 있으니, 캠핑 마니아들의 기분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커피 맛도 평소와는 조금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우리 부부의 첫 캠핑의 설렘은 상기된 첫 데이트처럼 밤늦도록 이어졌다.


다음 날 이른 아침 만나본 남해 송정 해수욕장 해변은 환상적이었다.

드문 드문 나타나 물가를 거니는 몇몇 여행객들과 바닷물 속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한 마리의 골든 리트리버가 한적한 백사장을 멋진 화보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캠핑장의 청결한 화장실과 샤워장, 개수대와 전기시설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정오가 되어, 우리 일행은 아쉬움 속에 캠핑장을 출발, 새로 만들어진 인근 설리 스카이워크와 쏠비치 남해를 거쳐 미조 어판장까지 둘러본 뒤 부산으로 귀환했다.


어설픈 초보 캠퍼 우리 부부의 어설픈 캠핑 데뷔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그리고, 이 여운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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