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명 오토캠핑장에서

두 번째 캠핑 (2025년 10월 5일)

by 해송

남해에 이어 두 번째 캠핑을 간다.

이번에는 부산 구포 인근 화명 오토캠핑장이다.

시원한 낙동강변에 위치해 있다.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늘 날씨는 다소 흐리지만 비는 오지 않는다는 일기예보다.

개장 시각인 오후 2시에 맞추어 캠핑장에 도착했다.


두 번째 캠핑이지만, 이제는 마치 익숙한 동작인 듯, 텐트를 펼치고 폴대들을 삽입해 외관을 잡은 뒤, 작은 폴대들을 고정시켜 Sweet home을 어려움 없이 완성했다.

흐뭇한 마음이 든다.


동행한 아들과 아들 여자친구는 캠핑이 처음이라, 눈치껏 거들면서 신기해하는 모습이다.

아내는, 시장해할 이들을 위해 서둘러 늦은 점심을 준비한다.


느긋한 나와는 달리 매사에 긍정적이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아내는 캠핑 준비물을 챙기느라 전날 잠도 충분히 자지 못했음에도, 텐트 내 한 자리를 잡고 불판에 LA 갈비부터 굽기 시작한다.

나도 옆에서 숯불을 피우고, 준비해 온 장어를 굽기 시작한다.


시장기를 채우고 나니, 아들 여자 친구가 프랑스에 있는 부모님한테 전화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한다.

캠핑장에 와 있는 자신의 모습을 자랑하고 싶은가 보다. 덕분에 우리 부부도 인사를 나눈다.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다고 하는 이 프랑스 부부는 우리 부부에게 '해피 추석'이라고 하며 인사를 마무리한다.


늦은 밤까지 느긋하게 담소를 나누며, 소고기 등심에 라면까지 먹는데, 예고에 없던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텐트 안으로 조금 자리를 옮겨도, 여전히 4 사람한테는 충분한 공간이 나오는, 선물 받은 귀한 텐트다.


새로 장만한 의자에 앉아 커피 한잔과 함께 주변 자연을 바라보며 새삼스런 호연지기를 느껴본다.

아내는 이런 모습이 하나의 로망이었음을 강조한다. 70을 바라보는 남편과 이제라도 이런 기회를 자주 가지고 싶은 마음에, 아내는 미덥지 못한 내 얼굴을 바라보며 큰 내색 없는 나의 반응을 슬쩍 훔쳐본다.


다양한 조합의 사람들, 다양한 형태의 텐트 장식들 속에 캠퍼들이 익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이 날이 추석 명절 전날이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특히 노년층에서부터 어린이들에 이르기까지 가족단위의 그룹이 많았다.


인근 화명 생태공원에서는 '2025 별바다 부산 나이트마켓'이란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어린이 벼룩시장 키즈셀러존'에서는 어린이들이 중고 어린이 용품들을 판매하고 있고, '전 만들기 셀프 쿠킹존'도 있는 가운데 먹거리 장터도 열려 큰 장터 같은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우리 부부는, 텐트 안 가물거리는 랜턴 불빛 아래에서,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을 감상하며 진한 가을밤의 정취를 마음껏 느껴본다.

좀 더 젊은 시절에 캠핑을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스쳐간다.


새소리, 바람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캠핑장에서 맞는 다음날 이른 아침이다.


뉴욕에 사는 딸의 낭랑하고 유쾌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내한테 온 아침 전화다.

아들, 딸의 전화 통화는, 우리 부부에게 제일 좋은 보약이다.


전화통화를 마치자마자, 아내는 신난 듯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밥을 짓고, 꽁치 통조림 찌개를 끓이고 장어를 굽기 시작한다.

새우 감바스와 남아있는 LA 갈비까지 더한다.

가지고 온 음식은 다 소진하고 갈 모양이다.

1박 2일 캠핑 가는데 피난 가는 사람들처럼 1달분 양식을 들고 온 것 같다. 얼핏 보아도 여러 면에서 다른 사람들 눈에 우리는 캠핑 초심자 표시가 묻어난다.


아침은 늘 과일 몇 조각과, 계란, 토마토 마리네이드, 당근 라페, 견과류가 포함된 샐러드와 통밀 빵 한 조각이었는데, 흥에 겨운 아내가 다소 오버를 하는 듯하다.


식후 커피 한잔마저 마시고 나면, 왠지 오늘도 멋진 하루가 펼쳐질 것 같다.


비 개인 아침, 화명생태공원 연꽃단지 연못가에는 노란 코스모스가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구포 시장에서 낙동강변으로 연결된 높고 기다란 금빛노을 브리지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한가위의 넉넉한 미소로 캠핑장 뒤편에서 유유히 흐르고 있다. 오늘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하는 추석이다. 마음속으로 가족의 건강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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