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인의 베트남 섬 마을 방문

(2025년 3월 13일)

by 해송

오늘은 서울의 모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지인 부부가, 내가 살고 있는 베트남 동나이성에 위치한 다이 픅 섬, 스완 베이 빌라 단지 구경을 오기로 한 날이다.


송교수는 35년 전 내가 직장생활을 할 때, 세계 유수의 컨설팅 회사의 Consultant로서 우리 회사를 위한 Consulting Project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인연인데, 8년 전쯤 호찌민에서 우연히 만난 이후 최근까지 간헐적으로 몇 번의 만남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는 한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고, 영어와 일본어가 아주 능통한데, 지금은 서울의 유명 대학에서 중국 관련 강의를 10년째 하고 있다.


송교수는, 내가 한국에 머물 때면 적어도 한 번은 꼭 만나는 나의 고교 동기와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친구 사이로, 이 고교 동기가 운영하는 회사의 고문을 맡고 있기도 하기에, 가끔 만나도 어색함이 별로 없이 서로 친밀감과 신뢰감을 느끼는 사이다.


베트남 호찌민시의 따뜻한 기후가 좋아 호찌민을 이미 몇 차례 방문한 바 있는 송교수는, 내가 살고 있는 섬 마을인 스완 베이 빌라 단지에 대한 나의 최근 글을 읽은 후, 우리 동네를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사이공 (호찌민시 옛 이름)에서 아침 9시 50분 셔틀 보트를 타면 10시 30분에 우리 섬의 선착장에 도착한다.

배가 정시에 도착하고 승객들 중에 눈에 띄는 한국인 부부가 보인다.

간단한 인사와 밝은 미소로 서로 악수를 나눈다.


선착장 바로 옆에 위치한 Sales Gallery로 이동, 내가 한국에서 온 이 부부에게 대형 모형도 앞에서 이 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한다. 호찌민을 몇 번 방문한 적이 있고, 특히 최근에는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한 달가량 머물면서 베트남어를 공부한 바 있는 송교수는 나의 설명이 거의 필요가 없을 정도로 베트남과 호찌민 인근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빠르다.


빌라단지 관리회사 베트남 직원들의 협조를 받아 우리 세 사람은 6인승 버기를 타고 섬의 1/4 정도에 해당하는 빌라 단지를 둘러보았다.

내친김에 2개 단지로 구성되어 있는 아파트 내부시설과 아파트 3층에 위치한 공용 Community 시설도 함께 둘러보았다.

나도 처음 와 보는 아파트 단지 내 실외 수영장과 야외 바비큐장, 실내 피트니스 센터와 어린이 놀이공간 등이 나름대로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이제는 한국에도 많이 친숙해진 Cong Café에 들러, 코코넛이 들어간 시그니처 커피를 사서 우리 집으로 향한다. 집에서 지인 부부를 기다리던 아내가 우리를 반긴다.

두 집 모두 딸이 미국에 살고 있어 딸들에 대한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서둘러 단지 인근에 있는 정산 CC로 이동했다. 우리 동네에는 아직은 외부 손님과 식사를 할 만한 적당한 식당이 없기 때문에 한국 골프장인 정산 CC는 한국에서 손님이 올 경우 이용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 중 하나이다.


한국 정산 CC 주방장이 베트남 정산 CC에 와서 주방 직원들에게 한국 메뉴들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해 주고 갔기에 이곳 음식은 거의 한국 음식 맛이 난다.

삼겹살 주꾸미찌개, 청경채 볶음, 만두를 주문한다. 지인 부부가 맛있게 식사를 하니 기분이 좋다.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송교수는 최근, 일본 역사에 대한 정리와 베트남어로 된 위인전 몇 권에 대한 한국어 번역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하는데, 잃어버린 30년을 보낸 일본이 다시 부활할 것인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향후 어떤 역할과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금년에는 개인적으로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좀 하고자 한다고 한다.


나하고는 정 반대 성향의 소유자인 듯한 그는 공부와 연구가 재미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일에 시간을 할애하기에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우리가 가진 지식은 지극히 부족하기에 그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판단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경험하지 못한 미래에 대한 예측은 빗나갈 위험이 상존하기에 지식에 대한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특히 한국인으로서, 한국을 중심에 두고, 한국에 대한 우호적 사고에 기반한 판단의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이론에서 벗어나, 바깥세상을 자주 접하면서 몸으로 느끼고 현장에서 체득하는 경험을 통한 균형 잡힌 판단력을 키워야 된다고 강조한다.


나이 70을 향해가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하고 지내든 마음이 편해야 되고, 좋아하는 것을 해야 되고, 남의 관점이나 시선을 전혀 의식할 필요가 없는 주체적 삶을 살아야 된다는 데에는 즉각 공감대를 이루었다.


오후 2시 50분 셔틀 보트 시간이 다 되었다. 4시간가량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오랜만의 회포를 충분히 풀었고, 송교수 부부는 다음을 기약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사이공행 보트에 오른다.


한 번 밖에 없는 인생, 죽는 순간 후회가 없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송교수의 마음가짐에서 나는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오랜만에 이 시골 섬 마을에서, 서울 유명 대학 교수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생경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이 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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