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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박흥부 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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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Aug 19. 2024

박타령의 울림

박흥부

박흥부는 자신이 만든 박과 구박을 손에 들고, 다시 거리로 나섰다. 그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결의와 함께, 지난 고난을 이겨낸 후 얻게 된 평온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과거의 고통에 매달리지 않고, 그 고통을 자신의 노래와 춤으로 승화시키기로 결심했다.


거리에 들어선 흥부는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사람들 사이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의 손에는 자신이 만든 악기가 들려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의 모습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 새로운 흥부의 모습을 궁금해하며 그를 지켜보았다.


흥부는 천천히 박과 구박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악기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는 맑고 경쾌했다. 그는 그 소리에 맞춰 노래를 시작했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쓱삭 쿡칵 툭 타놓으니 속에서 온갖 세간붙이 나왔구나


또 한 통을 따서 먹줄 치고 톱을 걸어


툭 타놓으니 순금 궤가 하나 나왔네


금거북 자물쇠 채웠는데 열어 보니


황금, 백금, 밀화, 호박, 산호, 진주, 주사, 사향


가득 차 있었네, 가득 차 있었네


박 한 통을 또 따놓고 슬근슬근 톱질이네


쏟으면 또 가득 차고


또 가득 차고, 또 가득 차서


밤낮 엿새를 쏟고 나니


큰 부자가 되었구나, 큰 부자가 되었구나"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도 강렬했다. 그 소리는 사람들의 귀에 닿아 마음을 울렸다. 그의 노래는 그저 음률을 타고 흐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과 경험이 녹아든 깊은 울림을 전했다.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듣고, 자연스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박수 소리는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지며,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흥부의 노래는 그들에게 잊혀졌던 기쁨을 되찾아주는 것 같았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신명 나서 다시 한 통을 툭 타놓으니


일등 목수들과 각종 곡식 나왔네


그 목수들은 우선 명당을 가려 터를 잡고


집을 짓고, 집을 짓고


그 다음 또 사내종, 계집종, 아이종이 나며 들며


온갖 것을 여기저기 쌓고 법석이네


웃음꽃이 피어나 춤을 추며


돌아다녔구나, 돌아다녔구나!"


흥부는 노래에 맞춰 악기를 두드리며, 신명나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의 동작은 유연하고도 힘이 넘쳤으며, 그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그의 몸짓은 마치 박을 형상화하듯, 둥글게 몸을 말고는, 머리를 땅에 대고 빙글빙글 돌았다. 그 동작은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흥부의 노래와 춤은 마치 마법과도 같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희망과 신명이 담겨 있었고, 그 신명은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되었다. 사람들은 그의 노래에 맞춰 신명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그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며 즐거워했다.


“흥부가 돌아왔다! 우리의 흥부가 돌아왔다!”


사람들은 외치며 그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흥부의 박타령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그들이 함께하는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박수 소리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그날 이후, 흥부는 각설이로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박타령'을 불렀다. 그의 노래는 어디를 가든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의 동작과 노래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안겨주었고, 그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흥부는 각설이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가 경험한 고난과 시련은 이제 그의 노래 속에 녹아들어,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전하는 도구가 되었다. 그는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되, 그것을 더 나은 삶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았다.


“이 박타령은 내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네.” 흥부는 속으로 다짐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고통에 매달리지 않고, 그 고통을 희망과 신명으로 승화시켰다. 그의 박타령은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길 위에서 살아가면서도 결코 잃지 않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가 품은 희망과 사랑,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기쁨이었다. 흥부는 자신이 만든 박타령을 부르며, 그 노래를 통해 새로운 삶을 열어갔다. 그의 목소리와 박자, 그리고 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그들에게 삶의 작은 기쁨을 선사했다.



작가의 말


박흥부의 노래와 춤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서, 고난을 이겨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진정한 기쁨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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