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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박흥부 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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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Aug 19. 2024

사랑방의 추위

박흥부

행랑채마저 무너진 놀부는 이제 더 이상 머물 곳이 없다는 절망감에 휩싸였다. 그의 집은 점점 더 파괴되어가고 있었고, 그가 기대했던 모든 꿈은 무너져 내렸다. 그는 하인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더 이상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사랑방으로 몸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사랑방은 그가 평소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던 공간이었다. 오직 손님이 왔을 때나 잠시 머물렀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그곳이 그에게 남은 유일한 피난처가 되었다.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사랑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랑방에 들어선 놀부는 문을 닫고 숨을 고르며 방 안을 둘러보았다. 방 안은 어두컴컴했고, 창밖에서는 점점 더 무겁게 내리는 비 소리가 들려왔다. 비는 어느새 거세졌고, 창문을 때리는 소리가 그의 귀에 쉴 새 없이 들려왔다. 그는 창문 밖으로 스며드는 차가운 바람을 막기 위해 서둘러 창문을 닫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사랑방은 이미 오랜 시간 사용되지 않아 냉기가 가득했다. 그곳은 그의 기억보다 훨씬 더 차가웠다. 놀부는 자신이 이 방이 이렇게 추웠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꼈다.


“사랑방이 이토록 추웠다는 걸 몰랐었구나…” 놀부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손을 비비기 시작했다. 그의 몸은 이미 차가운 기운에 오들오들 떨리고 있었다. 그는 옷깃을 여미고 몸을 움츠렸지만, 추위는 전혀 가시지 않았다.


비는 점점 더 거세게 내렸고, 방 안의 냉기는 한층 더 깊어졌다. 놀부는 사랑방 한쪽에 놓여 있던 낡은 이불을 꺼내 몸을 감쌌다. 그러나 그 이불은 이미 너무 오래되어 따뜻함을 잃은 지 오래였다. 그는 이불을 더 깊숙이 감싸고 몸을 웅크렸지만, 여전히 추위를 피할 수 없었다.


“이렇게 추운 곳에서 내가 어떻게 지내야 한단 말인가…” 놀부는 절망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제 후회와 공포만이 가득했다. 그의 욕망이 초래한 결과가 이제 그를 철저히 짓누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뼈저리게 느끼며, 그 추위 속에서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그는 사랑방의 창문을 바라보며, 바깥에서 내리는 비를 들여다보았다. 비는 멈출 기미가 없었고, 그 소리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깊은 후회와 함께 무력감이 자리 잡았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놀부는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그는 자신이 욕망에 이끌려 저지른 잘못들이 이제 자신의 삶을 망쳐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바라던 모든 것은 이제 그의 손에서 멀어져 가고 있었고, 그는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사랑방 안의 추위는 그의 몸뿐만 아니라 그의 마음까지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의 삶은 이제 그가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는 그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놀부는 사랑방의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추위와 절망 속에서 자신이 저지른 모든 잘못을 되돌아보며, 깊은 후회에 잠겼다. 그의 욕망이 초래한 결과는 이제 그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가고 있었고, 그는 그 사실을 철저히 깨달았다.


“이제… 정말로 끝인가…” 놀부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차가운 방 안에서 더 이상 저항할 힘조차 잃어버렸다. 그는 그 추운 사랑방에서, 자신이 초래한 이 모든 재앙의 결과를 받아들이며, 더 이상 갈 곳도 없고 피할 방법도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작가의 말


놀부는 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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