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부
박놀부는 안채의 지붕이 무너진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급하게 행랑채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불안이 가득했지만, 더 이상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는 하인들과 함께 최소한의 짐만 챙겨 행랑채로 몸을 피했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그는 자신의 욕망이 초래한 이 재앙에서 도망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간신히 붙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밤, 놀부는 한숨도 잘 수 없었다. 행랑채의 지붕 위에도 거대한 박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그의 마음을 짓눌렀다. 그는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해서 지붕을 올려다보며, 그 박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끝없는 공포가 자라나고 있었다.
“이 박도 안채의 지붕처럼 무너질까…?” 놀부는 속으로 불안하게 중얼거리며, 숨을 죽였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욕망의 결과가 이제 자신의 삶을 파괴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것을 되돌릴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새벽이 밝아오자, 놀부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그는 하인들을 모두 깨워, 행랑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대피할 준비를 하라고 명령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그의 명령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어서 서둘러라! 박이 또 무너질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위험해질 수 있어!” 놀부는 불안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하인들은 주인의 명령에 따라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놀부의 지시에 따랐다.
그러나 그들이 행랑채를 떠나기 전에, 예고 없이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붕 위에서 박이 무겁게 내려앉으며,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한 행랑채의 지붕이 마침내 무너져 내린 것이었다. 그 충격은 놀부와 하인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모두 지붕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충격에 휩싸였다.
“안 돼…! 또다시…!” 놀부는 그 광경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그의 얼굴은 두려움과 절망으로 일그러졌다. 지붕이 무너지면서 목재와 기와들이 사방으로 흩어졌고, 집안은 또 한 번 엉망이 되었다.
행랑채의 지붕이 무너져 내리자, 놀부는 그 자리에서 망연자실하게 서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중 어느 것도 그를 구할 방법은 없었다. 그의 욕망은 이제 그의 집 전체를 무너뜨리고 있었고, 그는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었다.
“이럴 수가… 내가 원하던 모든 것이… 이렇게 무너져 내릴 줄이야…” 놀부는 절망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눈은 이제 공포에 질려 있었고, 그의 몸은 무너져 내리는 집과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하인들은 무너진 잔해 속에서 놀부를 끌어내려 하며 그를 부축했지만, 놀부는 더 이상 그들에게 지시할 힘이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제 오로지 깊은 후회와 공포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초래한 이 모든 재앙이 결국 자신을 파멸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내 탐욕이… 이 모든 것을 망쳐놓았구나…” 놀부는 속으로 되뇌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의 꿈과 욕망은 이제 그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 되었고, 그는 그 짐을 견디지 못한 채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놀부는 무너진 행랑채의 잔해 속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도망칠 곳도, 피할 방법도 없었다. 그의 눈앞에는 이제 파괴된 집과 함께 무너져버린 그의 욕망만이 남아 있었다.
작가의 말
후회의 눈물만으로는 지나간 선택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