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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Aug 10. 2024

관객의 도착

연극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를 닮은 소녀는 문이 있던 공간을 반쯤 열고 밖에 서 있는 플레선스를 바라봤다.


플레선스는 길고 부드러운 갈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자연스럽게 웨이브가 져 있었고, 어깨 너머로 흘러내렸다. 그녀의 머리 위에는 작은 리본이 묶여 있어 앙증맞은 매력을 더해 주었다. 큰 갈색 눈은 호기심과 지혜가 가득 차 있었으며, 긴 속눈썹이 그녀의 눈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플레선스의 눈은 항상 충섬심과 열정으로 반짝였다.


플레선스의 피부는 밝고 고운 피부결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볼은 건강한 핑크빛이 돌았고, 작은 입술은 장미 꽃잎처럼 붉고 부드러웠다. 미소를 지을 때면 그녀의 전체 얼굴이 환해지며,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그녀의 얼굴형은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 있었으며, 약간 둥근 형태로, 그녀 특유의 순수함과 귀여움을 강조해 주었다. 플레선스는 보통 화려한 레이스와 리본이 달린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드레스는 화려한 장식이 많았고, 플레선스의 움직임에 따라 드레스의 치맛자락이 살랑거렸다.


플레선스의 전체적인 모습은 차분하면서도 활기차고, 앙증맞은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생김새는 어디서나 주목을 받을 만큼 아름답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사교 파티가 시작하려고 해요. 관객들이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어요," 플레선스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플레선스가 있는 복도 쪽 문은 문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서재 안쪽 문의 공간은 이제 실링(Schilling)이 연기하는 탓에 천장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앨리스는 방 안을 쳐다봤다. 서재의 한쪽 면은 거대한 터널과 같이 변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열린 문 틈으로 플레선스가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의 서재는 터널이 일부 펼쳐져 예전과 같은 서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터널과 같이 변한 한쪽 면은 온갖 고서와 앤티크한 가구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터널의 벽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이며, 책들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었다. 수백 권의 책들이 고요히 진열된 채 터널을 따라 이어져 터널의 깊이를 더욱 강조해 주었다. 각 책의 제목은 금박으로 새겨져 있었다. 오래된 가죽 표지의 책들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은은한 고서 특유의 냄새를 풍기며 터널 속을 채우고 있었다.


가구들은 터널의 벽에 매끄럽게 융합되어 있었다. 고풍스러운 책장들은 자연스럽게 벽의 곡선을 따라 배치되어 있었고, 그 위에는 각종 유물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골동품 시계, 정교하게 조각된 촛대, 오래된 나침반 등이 서재의 터널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었다. 이러한 물건들은 마치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듯, 터널 속에서 은은한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벽면에는 여기저기 액자가 걸려 있었는데, 그림들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고전적인 풍경화와 초상화들이 앨리스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듯했다. 벽의 일부는 책장이 아닌, 고풍스러운 벽지로 덮여 있었고, 시간의 흐름을 반영하듯 퇴색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 터널은 마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서재의 물건들이 터널을 구성하고 있었지만, 그것들은 단순히 정적이지 않았다. 마치 서재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터널 속의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곳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신비로운 공간이었다.


"갈게. 앨리스만 준비시키면 되겠어," 앨리스를 닮은 소녀는 활짝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장난기 어린 반짝임이 있었고, 입가에는 미소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소녀의 목소리는 마치 음악처럼 경쾌하게 들렸다.


앨리스는 움찔했다. 그 말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순간, 앨리스의 마음속에 불안감이 밀려들었다. '내가 준비되어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앨리스는 눈을 깜박이며 소녀를 바라봤다. 소녀의 웃음이 진심으로 느껴졌지만, 그 속에는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소녀는 문을 닫고 앨리스에게 다가와왔다. 닫힌 문 너머의 복도에서 멀어지는 플레선스의 바쁜 발걸음 소리와 부드러운 속삭임이 희미하게 들렸다. 이제 서재 안은 고요해졌다.


소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 장면에서 네가 연기할 장면은 클라이맥스야. 그랜드볼룸에서 연기할 순간이 되면 너는 문을 향해 곧장 뛰어가면 돼. 캐럴(Carroll)이 너의 그림자가 되어서 도착해야 할 시간과 문을 알려줄 거야."


그녀는 앨리스의 옆에 선 정장을 입은 남자를 잠깐 올려다봤다. 캐럴은 앨리스를 보며 방긋 웃어주었다. 그의 눈빛에는 신뢰와 격려가 담겨 있었다. 앨리스는 그의 미소에 약간 안심이 되었다.


"너는 충분히 잘할 수 있어, 앨리스," 캐럴이 조용히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안정적이었다. "너를 믿어."


이제 그 공간은 천천히 빙글빙글 회전하고 있는 우물 같았다. 벽과 가구들이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며, 서재의 일부는 점차 비현실적이고 기묘한 풍경으로 변해갔다. 벽과 천장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융합되어 서로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고 있었다. 가구들은 벽과 함께 호흡하는 듯, 서서히 형태를 바꾸며 주변과 조화를 이루었다.


일부 책장은 천장과 바닥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져 나갔고, 책들은 마치 나뭇잎처럼 벽과 천장에 붙어 자라나는 듯한 모습이었다. 책들의 제목은 은은한 빛을 발하며 벽을 타고 흐르고, 벽지와 한 몸이 되어 일렁였다. 서재는 이제 더 이상 고정된 형태가 아닌, 끊임없이 변형되고 움직이는 유기체로 변모했다.


고풍스러운 책상과 의자는 벽과 바닥에 녹아들어가듯 연결되어 있었고, 그 표면은 마치 물결처럼 부드럽게 흔들렸다. 책상 위의 물건들은 부유하듯 떠다니며, 가끔씩 서로 부딪혀 소리를 냈다. 의자는 벽에 붙어있는 촉수처럼 느릿하게 움직이며 앨리스를 감싸안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벽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는데, 이제 그 그림들조차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풍경화 속의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살랑거렸고, 초상화 속 인물들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앨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림의 색채는 서서히 변하며 마치 하나의 거대한 화폭이 되어 서재 전체를 덮고 있었다.


바닥 역시 변화를 겪었다. 딱딱한 나무 바닥은 부드러운 모래처럼 발 아래서 미세하게 움직였고, 걸을 때마다 발자국이 물결처럼 퍼져나갔다. 바닥의 색상도 변화무쌍하게 바뀌며, 마치 살아있는 생물의 피부처럼 느껴졌다.


서재에서 빠져나온 일부 글씨와 그림들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글자들은 은은한 빛을 발하며 서재의 위쪽으로 흩어졌고, 그림들은 마치 별자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 글씨와 그림들은 마치 서재의 기억이 우물 안으로 퍼져나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시침, 분침, 초침이 시계 밖을 빠져나와 우물의 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저마다 작동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뒤섞여 있었고,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앨리스는 이 기묘한 공간 속에서 자신이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 곳은 모든 것이 낯설지만 동시에 친숙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마음은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서재의 변화를 지켜보며 그녀는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상상했다. 앨리스는 깊은 숨을 내쉬며 결심을 굳혔다. 이제는 그녀가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연기할 차례였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연극일 뿐이야. 나는 그저 내 역할을 완수하면 돼.' 그녀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방 안의 모든 것이 더욱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작가의 말


이 장면은 앨리스가 꿈꾸는 듯한 세계와 현실이 융합되는 공간에서 자신의 역할을 준비하는 모습을 그린 장면입니다. 플레선스와 앨리스를 닮은 소녀, 그리고 캐럴이 등장하여 앨리스에게 지침을 주고 격려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의 대화와 행동은 앨리스가 직면한 상황의 긴장감과 기대감을 전달하려는 의도로 작성되었습니다.


플레선스의 외모와 성격을 상세히 묘사함으로써 그녀의 매력과 신비로움을 강조하고, 서재의 변화를 통해 앨리스가 마주하는 비현실적인 세계를 생동감 있게 그리려 했습니다. 서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장소로, 그 안의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은 앨리스의 내면 상태를 반영합니다. 또한, 이 장면은 독자들이 앨리스의 모험과 성장을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작품은 독자들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정을 통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영감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여졌습니다. 앨리스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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