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변신
연극 나라의 앨리스
분장사가 유유히 다가오더니 활짝 웃는 얼굴로 앨리스에게 초록색의 퍼수트를 내밀었다. 앨리스는 그 수트를 조심스럽게 받아들였다. 특별한 날을 위해 입었던 초록색 드레스 위로, 그녀는 그 퍼수트를 끼워 입었다. 수트는 딱 맞았고, 앨리스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에 호기심이 생겼다.
분장사는 일을 계속했다. 이번에는 초록색의 긴 띠를 가져왔다. 그녀는 띠로 앨리스의 얼굴 주위를 한 바퀴 돌렸고, 정수리 부근에서 띠를 엮었다. 그리고 남은 부분을 길게 머리 위로 솟게 만들었다. 마치 귀족의 화려한 장식처럼 그 띠는 앨리스를 더욱 독특하게 만들었다.
분장사의 손길이 멈추고, 앨리스는 거울 앞으로 이끌렸다. 거울 속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이제 인간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였다. 털 수트와 긴 띠가 만들어낸 모습은 마치 긴 귀와 초록색 털을 가진 괴물처럼 보였다. 앨리스는 그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분장사의 마법 같은 손길에 의해 그녀는 이제 완전히 다른 존재로 변해 있었다.
초록색의 캐럴은 어느새 다가와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이제 우리가 등장할 차례야."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앨리스에게 건넸다. "분침과 초침이 정확히 11을 가리킬 때 그랜드볼룸의 중앙에 있어야 해. 내가 발을 당겨 신호를 주겠지만, 발길을 옮기는 건 앨리스 너 자신이니까." 그는 다시 한껏 웃었다.
앨리스는 그의 시계를 받아 드레스의 주머니에 넣었다. "생각보다 그랜드볼룸은 넓어. 이걸 명심해." 말을 마치며 그는 한 켠에 있던 초록색 커튼을 젖혔다. 커튼 너머로는 총천연색의 그랜드 볼룸의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캐럴과 앨리스는 커튼 너머로 발길을 옮겼다.
앨리스의 몸이 커튼 너머로 넘어가자, 대기실의 초록색 불빛에서는 초록색으로 보이던 그녀의 의상의 색상이 드러났다. 그녀의 몸은 희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털로 뒤덮여 있었다. 그녀의 머리에 둘러맨 띠는 흰 빛의 길고, 끝이 약간 휘어져 있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토끼의 귀가 되었다. 띠의 안감은 부드러운 분홍색을 띠고 있어, 외부의 흰색 털과 대조를 이루며 더욱 돋보였다.
캐럴은 어느새 바닥과 하나가 되어 대리석 바닥에 찰싹 달라붙었다. 캐럴의 몸은 온통 검은색이었고, 그녀의 그림자가 되었다. 앨리스가 빠져나온 초록색 커튼은 그랜드볼룸의 한 공간에 자리 잡은 화초였다. 그녀의 눈앞에는 사교 모임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의 다리가 보였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천장의 달을 향하였기에 그녀와 캐럴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있었다.
그녀는 화초에서 나와 토끼를 흉내 내며 그들의 다리 사이를 지나쳐 한 켠에 자리를 잡았다. 캐럴의 조언을 떠올리며, 그녀는 천천히 그랜드볼룸의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녀의 마음은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앨리스는 자신이 이제 완전히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었음을 실감했다.
작가의 말
이번 이야기는 앨리스가 분장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고,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어 그랜드볼룸의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을 그립니다. 앨리스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면서 긴장과 설렘을 느낍니다. 이 장면은 우리가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변화와 새로운 도전 앞에서의 감정을 상징합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