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NATION - 단편집 미히버스(MIHIVERSE) 수록작
한 때 먼 옛날, 어느 나라에 과시심이 매우 강한 임금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호기심은 끝이 없었고, 자신의 위엄을 세계에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어느 날 임금은 신비로운 옷을 만들 수 있는 재능 있는 재단사들을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침 재단사들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과시심에 호기심을 느끼며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재단사들은 특별한 옷을 만들기로 약속했고, 그 옷은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이 옷이 착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옷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옷이 완성되자 임금은 입고서 거리를 행진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임금의 과시심을 칭찬하기 위해 옷이 아름답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어린 아이가 그의 어머니에게 속삭였습니다.
"왕님께서 벌거벗으셨어요."
다른 사람들도 조용히 그 말을 공감했습니다.
도시에 모인 사람들은 이상한 행태의 임금님을 비웃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 소년이 임금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임금님 옷이 참 예쁘시네요."
사람들은 자신이 착하지 않아 그 옷을 볼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재단사들과 왕은 'naked'라는 브랜드로 옷을 런칭했습니다.
그 로고는 임금님이 행진 장면에서 두 팔을 넓게 폈다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그 옷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옷을 입은 사람들은 서서히 착한 마음을 먹기 시작했고, 정말 서서히 그들의 눈에 옷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임금은 그날 이후로 막대한 로열티를 벌어들이며 자신의 나라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그는 그 돈으로 복지를 증진시켰고, 이 행동으로 사람들 사이에 신뢰와 존경을 얻게 되었고, 나라는 평화롭고 행복한 곳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사람들에게 이 나라는 '벌거벗은 나라'로 유명해졌습니다.
작가의 말
우리 모두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진정한 가치가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