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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Sep 17. 2024

신데레라

SHINDERERA - 단편집 미히버스(MIHIVERSE) 수록작

청담동의 런웨이. 모델들이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 모델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무대를 걸었다. 신재현은 한쪽에서 그들을 바라보며 대기 중이었다. 그녀의 역할은 단순했다. 주요 모델들의 뒤를 따라가며 흐름을 맞추는 것.


"재현, 표정을 좀 더 부드럽게 해봐." 감독의 지시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견습 모델답게 그녀는 작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려 애썼다.


무대 위에서의 리허설은 계속되었다. 각자의 위치와 동선을 확인하며, 모델들은 완벽한 무대를 위해 연습했다. 신재현은 그들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자신의 역할에 집중했다.


서예주는 거울 앞에서 다양한 의상을 입어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왜 전화해?” 서예주는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받았다.

“나 코로나 걸렸어. 오늘 못 나가. 알아서 해.” 청담동의 고급 패션 매장에서 그녀는 전화를 끊고 거울을 다시 바라보았다.


백스테이지는 혼란스러웠다. 서예주가 펑크를 낸 소식이 전해지자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누군가 대신해야 해!" 한 관계자가 소리쳤다. "서예주 키가 몇이야?"


"182에요," 한 사람이 대답했다.


관계자는 주위를 둘러보며 서예주와 키와 체형이 비슷한 견습 모델을 찾았다. "신재현, 네가 대신해."


그녀는 런웨이로 향했다.


청담동 런웨이. 조명이 밝아지며 진행자가 무대 중앙에 섰다. "여러분, 2019 S/S PRTEY 디자이너의 'Mystic' 쇼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번 패션위크는 33개 브랜드의 패션쇼와 99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7000여 명의 국내외 바이어가 함께하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특히 이번 패션쇼는 가면을 착용한 채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로 인해 얼굴이 아닌 의상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디자인, 질감, 색상을 한층 더 부각시키고자 합니다. 이 신비로운 시간을 마음껏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관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가운데, 신재현은 무대 뒤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유리가면을 쓰고 무대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긴장과 불안이 뒤섞인 마음으로, 그녀는 무대 위로 걸어 나갔다.


김포의 글라스 하우스. 박도하는 고급스러운 거실에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패션쇼를 위해 청담동으로 향할 준비를 마쳤다. 차에 올라탄 그는, 오늘의 쇼에 대한 기대와 새로운 얼굴을 찾으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청담동 런웨이. 신재현은 긴장된 마음으로 무대 위를 걸었다. 가면 너머로 그녀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걸음걸이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박도하는 관객석에서 그녀를 주의 깊게 바라봤다. 그의 눈은 그녀의 발끝에서 시작해 천천히 머리까지 훑어보았다.


'내가 찾던 사람이야.' 박도하는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패션쇼가 끝난 후, 박도하는 레벨 모델 에이전시에 전화를 걸었다. "런웨이에서 유리가면을 쓴 모델을 찾고 싶습니다." 에이전시 직원은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Grimm Studio. 박도하는 유리가면의 모델을 만나기 위해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녀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글래머러스했지만, 박도하는 어딘가 이상함을 느꼈다.


박도하는 서예주를 발끝부터 머리까지 훑어보았다. 생각한 것보다는 사이즈가 커보였다. "당신이 그 모델인가요?" 박도하가 물었다.


서예주는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네, 제가 그 모델이에요." 하지만 박도하는 의심을 버리지 못했다.


박도하는 런웨이에 출입명부를 요청했다. 출입명부를 확인한 그는 서예주가 그날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럴 줄 알았어," 그는 중얼거리며 진실을 찾기로 결심했다.


박도하는 출입명부에서 신재현을 찾아냈다. "당신이 그 유리가면을 쓴 모델인가요?" 박도하가 물었다.


신재현은 놀란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당신을 우리 브랜드의 모델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신재현은 감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영광이에요."


박도하는 그녀를 'Naked'의 패션 모델로 발탁했다.


일본 오모테산도의 런웨이. 신재현은 투명한 유리구두를 신고 무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가면이 아닌, 'Naked'의 고급 신발이 그녀의 발을 감싸고 있었다.


관객들의 시선이 그녀의 발에 집중되었다. 박도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발이 예쁜 사람을 찾고 있었어," 그는 중얼거렸다.


신재현은 자신감 있게 런웨이를 걸었다. 관객들은 그녀에게 찬사를 보냈고, 그녀의 꿈은 이루어졌다.



작가의 말


Naked의 고급 신발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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