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여행기 - 중편집 미히버시티(MIHIVERSITY) 수록작
한 인도인이 말했다.
“영국은 인도의 땅을 지배했지만, 인도는 영국의 정신을 지배했죠.”
내가 말했다.
“교훈을 얻었겠네요.”
그가 이어 말했다.
“인도 땅에서 나는 캐시미어는 모든 섬유계를 지배했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일반 캐시미어보다 더 값나가는 게 있습니다.”
상인이 내게 반짝이는 금반지를 들어보였다.
“파시미르라고 하는 섬유는 캐시미어 중 최상품을 가리키는 말이죠, 카슈미르 지방에서만 난답니다.
이걸 보세요,”
그가 긴 섬유를 금반지 안에 밀어넣고, 반대쪽으로 꺼냈다.
“매끄럽게 빠져나가죠?”
그가 뒤돌아 형형색색의 파시미르들을 가리켰다.
“게다가 아주 따뜻하답니다.”
나는 집에 있는 엄마 생각이 났다.
나는 그 인도인 남자에게 루피를 건냈다.
작가의 말
여행 중 마주하는 작은 물건들이 집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물건이 지닌 이야기가, 그 사람과의 추억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