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신해철 형님이 살아생전에 말했었지
세상에 길들여지면 꿈은 멀어진다고
남들과 닮아가면서 꿈은 떠나간다고
영원히!
내눈은 희미해져서 별빛은 보이지 않고
소음에 묻혀버려서 노래가 들리지 않네
나는 누구일까? 내일을 기대할까?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
항상 내 곁에 있지만 그대는 없다.
내가 날 알아보지 못하는데.
누가 날 위로해 주지 여러분?
「여러분」은 마치 무대 위에서 홀로 마이크를 잡고 외치는 한 사람의 고백처럼 읽힌다. 신해철이라는 상징적 인물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되는 이 시는,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현실에 길들여진 삶에 대한 저항의 선언이다.
“세상에 길들여지면 꿈은 멀어진다고” 말했던 그의 목소리는, 시인의 내면에서 다시 울려 퍼진다. 그리고 그 울림은 곧 자신을 향한 질문으로 이어진다—“나는 누구일까?”
이 시는 정체성의 혼란과 감각의 상실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 풍경을 그려낸다. “내 눈은 희미해져서 별빛은 보이지 않고 / 소음에 묻혀버려서 노래가 들리지 않네”라는 구절은 단순한 시각과 청각의 상실을 넘어, 삶의 방향과 의미를 잃어버린 상태를 상징한다. 별빛은 꿈이고, 노래는 희망이다. 그것들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는 건, 시인이 지금 어둠 속에 있다는 고백이다.
그러나 이 시의 가장 강력한 순간은 마지막이다. “누가 날 위로해 주지 여러분?”이라는 절규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다. 그것은 공감과 연대를 갈망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호소다. ‘여러분’이라는 단어는 익명성과 다수를 동시에 품고 있다. 시인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 모두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그 말은 우리 각자의 내면에 있는 외로움과 맞닿는다.
이 시는 단순한 자아 탐색의 시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 속에서 점점 닮아가는 삶에 대한 경고,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존재의 고백이다. 동시에, 그 고백은 위로를 향한 손짓이기도 하다. 시인은 말한다. “내가 날 알아보지 못하는데.” 이 문장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느껴봤을 혼란과 무력감을 대변한다.